[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동화 같은 FA컵 결승전이 벌어진다.

 

8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하는 ‘2017/2018 쿠프 드 프랑스(이하 프랑스컵)’ 결승전은 특별하다. 프랑스에 적수가 없는 파리생제르맹(PSG)과 3부리그 팀인 레제르비에가 맞붙는다. 대결 자체가 ‘레제르비에의 기적’이라고 할만하다. 2부도 아닌 3부리그 팀이 FA컵 결승에 오르는 일은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1999/2000시즌 4부리그 팀인 칼레가 프랑스컵 결승에 오른 일이 여전히 ‘칼레의 기적’으로 회자되는 이유다.

 

“이 대회가 지닌 매력이다.”

 

결승전 전 기자회견에서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결승전 구도를 흥미롭게 봤다. 그는 “레제르비에는 결승에 오를 자격이 있다. 레제르비에 서포터는 자랑스러워해야만 한다. 그들은 이미 좋은 성적을 냈다. 아름다운 결승전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함께 참석한 주장 치아구 시우바도 “우리는 상대를 존중한다. 그들은 결승전을 치를 자격이 있다. (프랑스컵은) 정말 특별한 대회”라며 감독 말을 거들었다.

 

에메리와 시우바는 모두가 쉽다고 말하는 경기가 더 어렵다며 경계를 풀지 않았다. 에메리 감독은 “다른 경기와는 다르다. 이건 결승전이다”라며 “모든 결승전은 어렵다”라고 했다. 시우바는 “객관적인 실력이 아래인 팀과 경기할 때가 정말 어렵다.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해야만 한다. 무승부를 거둔다면 재앙이라고 할 수 있다. 지면 더 참혹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상대인 레제르비에는 전의를 불태우면서도 이 상황을 충분히 즐겼다. 스테판 마살라 레제르비에 감독은 “처음으로 느낀 것은 스타드 드 프랑스가 참 웅장하다는 것이다. 라커룸도 좀 더 크더라”라고 웃은 뒤 “우리는 웃음거리가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살라 감독은 “스스로도 이길 확률이 0%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런 각도로 경기를 바라봐선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했다.

 

“나는 젊은 감독이다.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결승전을 치를 것이다. 나는 선수들이 결승전에서 무언가 배우길 바라고, 위대한 PSG 선수들이 우리 선수단에 가르침을 주었으면 좋겠다.”

 

레제르비에는 루아르 지방 방데 주에 있는 작은 도시다. 인구가 약 1만 6천명밖에 안될 정도로 작다. 방데 주로 범위를 넓혀도 인구는 60만 명에 불과하다. 레제르비에가 수도를 연고로하고 카타르 자본을 등에 업은 PSG와 대결하는 그림은 누가 만들기도 어렵다. 프랑스컵 결승전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게 됐다.

 

프랑스컵은 이변의 무대였다. 1999/2000시즌 4부리그 소속인 칼레가 프랑스컵 결승에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하며 '칼레의 기적'이라는 표현을 만들어 냈었다. 2008/2009시즌에는 2부리그에 있던 갱강이 지역 라이벌인 스타드렌(1부)를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었다.

 

사진=레키프 1면,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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