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울산현대와 수원삼성은 2018년 겨울 이적시장을 알차게 보냈다. 모기업이 모처럼 돈을 쓴 이유는 분명하다. 국내를 넘어 아시아무대에서도 좋은 성적을 바라기 때문이다.

9일 저녁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울산과 수원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 1차전이 열린다. K리그 팀들이 ACL 16강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건 2014년 포항스틸러스와 전북현대 경기 이후 처음이다.

K리그 팀간 토너먼트 맞대결만큼이나 오래된 게 울산과 수원의 16강 진출이다. 울산은 2012년 김호곤 감독 체제에서 ACL 우승을 차지한 뒤 처음으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2013년과 2015년, 2016년은 아예 ACL 진출에 실패했고, 2014년과 2017년에는 조별리그에서 3위로 탈락했다.

수원은 서정원 감독 3년차였던 2015년 16강 진출에 진출했던 것을 제외하면 최근 5년간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13년에는 조 4위로 탈락했고, 2014년에는 직전 시즌 리그 5위로 떨어지면 ACL 진출에 실패했다. 최근 2시즌은 모두 조 3위에 그쳤다.

두 팀이 16강에 진출한 건 투자의 효과로도 볼 수 있다. 김도훈 감독은 8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지난 시즌 ACL에서 좋지 못한 결과를 얻어서 이번 시즌은 남다른 목표를 가지고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구단 차원에서도 남다른 지원을 해줬다. 김광국 울산 단장은 지난해 FA컵 우승 직후 “리그와 ACL에서 호성적을 내려면 투자가 절실하다. 김도훈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는 영입을 해주고 싶다”라고 말했고, 이 말은 박주호, 황일수, 주니오, 임종은 등의 영입으로 이어졌다. 오르샤와 리차드도 구단에 잔류했다.

이들은 울산이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박주호는 리차드와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며 팀에 경험을 더했고, 임종은은 리차드가 미드필더로 올라가자 강민수와 함께 중앙 수비를 지켰다. 주니오도 조별리그에서 2골을 넣으며 공격에 힘을 보탰다.

수원도 예년과 다르게 많은 선수를 영입하며 스쿼드를 보강했다. 조나탄, 산토스의 이적과 김민우의 군입대 등 선수 이탈이 있었지만 전 포지션에 걸쳐 새 얼굴들이 보강됐다. 서정원 감독도 시즌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매년 팀의 중심을 이루는 선수들의 이탈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스쿼드 보강이 만족스럽게 이뤄졌다”라며 예년보다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고 밝혔었다.

투자는 성적으로 이어졌다. ACL 플레이오프부터 참가한 탓에 다른 팀들보다 더 빨리 시즌을 시작하고, 더 많은 경기를 했지만 두터워진 선수단 덕분에 로테이션을 가동하며 좋은 성적을 내는 중이다. 리그에서는 2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3년만에 ACL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수원이 이번 시즌 ACL에서 넣은 13골 중 12골은 데얀, 바그닝요, 이기제 등 새로 영입된 선수들이 만들었다.

16강에 만족할 두 팀이 아니다. 두 감독은 매번 기자회견을 통해 1차 목표가 조별리그 통과이고, 최대한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다고 말해왔다. 울산은 2012년 우승 이후 6년만에 8강에 도전한다. 수원은 2011년 4강 진출 이후 7년만에 8강 진출을 꿈꾼다. 한때 아시아 무대를 호령하던 두 팀은 이번 시즌 투자의 효과를 성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