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정말 기쁘다. 우리는 이제 기쁨을 만끽할 것이다.” (세바스티앙 플로숑, 레제르비에 주장)

 

프랑스에서 다시 한 번 칼레의 기적이 일어났다.

 

프랑스 나시오날(3부리그) 소속 레제르비에는 한국시각으로 18일 새벽 프랑스 낭트 스타드 드 라 보주아-루이 퐁트노에서 같은 리그 소속인 샹블리와 ‘2017/2018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컵)’ 4강전을 치렀다. 레제비에는 2-0으로 승리하며 결승전에 올랐다.

 

3부리그 소속인 레제르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프랑스컵 결승에 진출하며 감격했다. 어느 나라든 FA컵에는 하부리그 팀이 나오지만 2부도 아닌 3부리그 팀이 결승에 오르는 것은 드문 일이다. 프랑스 전국이 레제르비에 돌풍으로 뜨겁다.

 

프랑스에서는 1999/2000시즌 4부리그 소속인 칼레가 프랑스컵 결승에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하며 ‘칼레의 기적’이라는 표현이 나왔었다. 2008/2009시즌에는 2부리그에 있던 갱강이 지역 라이벌인 스타드렌(1부)를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도 했었다.

 

“사실 실감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해냈다. 우리는 5월 8일 스타드 드 프랑스에 있을 것이다. 정말 환상적인 일이다.”

 

경기가 끝난 뒤 레제르비에 주장 플로숑은 감격했다. 프랑스 축구 성지라고 할 수 있는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결승전을 치른다는 자체가 대단한 일이기 때문이다.

“스타드 드 프랑스는 모든 선수에게 엄청난 의미가 있다. 프랑스 대표팀, ‘1998 프랑스 월드컵’을 상징하는 그 경기장 잔디를 5월 8일 동료들과 함께 밟게 될 것이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멋진 일이다.”

 

상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레제르비에는 파리생제르맹(PSG)과 캉 경기 승자와 만난다. 어떤 팀과 대결해도 의미가 있으나 PSG와 만나면 울림이 더 커진다. 3부리그 팀과 프랑스 최강자가 프랑스컵 결승전에서 만나는 것은 소설에나 나올법한 일이다.

 

레제르비에는 루아르 지방 방데 주에 있는 작은 도시다. 인구가 약 1만 6천명밖에 안될 정도로 작다. 방데 주로 범위를 넓혀도 인구는 60만 명에 불과하다. 이 작은 축구팀이 일으킨 파장은 프랑스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결승전에서 어떤 팀을 만나든 레제르비에가 이길 확률은 크지 않다. 지난 경기에서 상위 리그 팀을 이기기도 했으나 결승전은 완전히 다를 것이다. 하지만, 레제르비에는 지더라도 ‘레제르비에의 기적’으로 남을 것이다.

 

사진=레키프 1면,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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