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한국 남자 축구국가대표팀은 북아일랜드전에서 세트피스 기회를 많이 얻고도 위협적인 장면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24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윈저 파크에서 열린 친선전에서 한국은 북아일랜드에 1-2로 패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만날 스웨덴을 염두에 둔 경기였지만 한국은 만족스러운 내용과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한국은 경기 내내 북아일랜드보다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며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7분만에 권창훈이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가기도 했다. 그러나 늘 한국 축구를 따라다니는 결정력 부재에 어려움을 겪으며 추가 득점에 실패했고, 상대에게 두 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한국은 전후반을 합쳐 9번의 코너킥을 찼다. 그러나 코너킥이 슈팅으로 이어진 경우는 없었다. 한국의 코너킥은 위협적이지 않았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의 머리로 향하는 공은 없었고, 약속된 움직임으로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지도 못했다. 후반에 손흥민이 한 차례 코너킥을 짧게 연결한 것을 제외하면 단순히 페널티박스 안으로 공을 보내는 데 그쳤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만나게 될 팀들은 한국보다 한 수 위의 기량을 가지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매번 한국이 약체라고 말한다. 강팀을 상대로 필드 플레이를 통해 득점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정지된 상황에서 약속된 플레이로 득점을 할 수 있는 확률이 더 높다.

신 감독은 매번 소집 때마다 짧은 훈련 시간을 쪼개 세트피스를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세트피스 전술을 연습할 때면 취재진에게 훈련을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 북아일랜드전을 이틀 앞둔 지난 21일에도 한국은 세트피스 훈련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했다.

세트피스 훈련의 효과는 실전에서 드러나지 않았다.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패턴의 공격만 나오다 보니 상대는 쉽게 수비했다. 김신욱의 존재도 상대에게 큰 위협을 주지 못했다. 정확하게 공이 전달되지 않으니 김신욱의 제공권이 무의미했고, 세컨드볼을 잡아 기회를 만드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후반 43분 염기훈의 프리킥을 김신욱이 헤딩 슈팅으로 연결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세트피스 기회는 무위로 그쳤다.

북아일랜드는 한국을 상대로 세트피스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한국은 북아일랜드의 약속된 플레이에 완벽히 당했다. 조지 세빌은 한국 수비벽을 막는 역할을 했고, 짧은 패스를 받은 제이미 워드는 노마크 상태에서 편안하게 크로스를 올려 김민재의 자책골을 유도했다. 마이클 오닐 북아일랜드 감독은 경기 후 “세트피스로 넣은 골로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았다”라고 말했다.

한국과 북아일랜드의 경기가 끝난 뒤 열린 스웨덴과 칠레의 경기에서도 세트피스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칠레는 장신 군단 스웨덴을 상대로 세트피스 기회를 살려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코너킥 상황에서 공이 뒤로 흐르자 아르투로 비달이 세컨드볼을 놓치지 않고 슈팅을 때렸다. 신체조건의 열세를 위치선정과 집중력으로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오는 28일 한국은 폴란드를 상대로 두 번째 친선전을 갖는다. 폴란드는 신체조건도 뛰어나고, 북아일랜드보다 전력도 강하다. 한국이 주도권을 내주고 경기를 할 가능성도 높다. 강한 유럽팀을 상대로 해법을 찾으려면 폴란드전에서는 날카롭고 위협적인 세트피스 전술을 보여줘야 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