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라인업이 대부분 결정됐다던 한국은 24일(한국시간)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을 통해 새로운 주전급 멤버를 찾았다. 라이트백 이용이다.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 위치한 윈저 파크에서 평가전을 가진 한국은 북아일랜드에 1-2로 패배했다. 한국은 전반 7분 권창훈의 골로 앞서갔으나 전반 20분 김민재의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했고, 후반 41분 폴 스미스에게 역전골을 내줬다.

실점 상황은 두 차례의 우발적인 상황이었다. 첫 번째는 세트피스, 두 번째는 롱 볼이 넘어왔을 때의 대처가 부족했다. 이 상황에 대한 분석과 보완이 요구되는 경기였다.

실점 외에는 한국의 경기력이 북아일랜드보다 오히려 좋았다. 북아일랜드는 탄탄한 수비가 특징인 팀이다. 한국은 득점이 한 개에 불과했지만 경기 내용 면에서는 북아일랜드 수비를 여러 차례 흔들며 좋은 득점 기회를 많이 만들어냈다. 결정력 문제가 있지만 공격 전개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요인이 여럿 있는 경기였다.

한국 공격이 잘 풀렸던 이유 중 하나는 이용이었다. 그동안 한국 오른쪽 수비를 맡았던 최철순, 고요한에 비해 이용은 좀 더 공격적인 선수다. 고요한 역시 윙어까지 소화할 수 있는 공격력을 가진 선수지만 이용은 전문 풀백으로서 오른발 크로스를 겸비했다는 점에서 가장 정석적인 공격형 풀백이라고 볼 수 있다.

이용은 지난해 내내 스포츠 탈장 등 부상으로 고생했다. 지난해 11월 독일로 가 탈장 부위에 세 번째 수술을 받은 뒤에야 완치됐다는 판정을 받았다. 당시까지는 ‘2018 러시아월드컵’ 참가가 어려워 보였으나 기대보다 빨리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올해 프로 리그가 열리자마자 전북현대의 주전으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신 감독은 이용의 발탁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대표팀 코칭 스태프를 대거 대동하고 전북 경기를 관전하기도 했다. 북아일랜드전을 통해 신 감독 아래서 첫 경기를 치른 이용은 왜 자신을 주목했는지 그 이유를 잘 보여줬다.

선제골 상황에서 이용의 오버래핑이 간접적인 기여를 했다. 한국은 4-4-2 포메이션에서 오른쪽 미드필더로 왼발잡이인 권창훈 혹은 이재성을 배치한다. 이 선수가 안쪽으로 파고들 때 오른쪽 측면을 넓혀줄 수 있는 공격적인 풀백이 필요했다. 이용이 그동안 부족했던 오버래핑을 보완해줬다. 선제골 상황에서 이용의 패스가 박주호의 스루 패스를 거쳐 권창훈에게 연결됐다. 이용이 상대 수비를 측면으로 벌려줬기 때문에 권창훈이 그 사이 공간으로 침투할 수 있었다.

이용은 전북에서 너무 집요하다고 봐도 될 정도로 김신욱의 머리를 노리는 크로스에 집중했다. 다양한 공격 루트가 있는 대표팀에서는 크로스 빈도를 줄였다. 대신 적절하게 공수를 오가는 움직임으로 패스워크를 매끄럽게 만드는데 기여했다. 전반 25분 기성용의 롱 패스를 받기 위해 수비 배후로 침투하는 움직임, 김신욱에게 내준 논스톱 땅볼 크로스도 흘륭한 플레이였다.

선수 교체가 다수 이뤄져 한국 공격전술이 어지러워지자 이용은 오히려 더 자주 눈에 띄었다. 후반 35분부터 한국의 주요 공격 루트는 오른쪽이었고, 이용이 크게 기여했다. 이용은 발재간보다 끈기와 포기하지 않는 자세를 통해 상대 왼쪽 수비를 두 번 연거푸 돌파해냈고, 그때마다 동료의 득점 기회가 생겼다.

이용은 탈장 부상에서 회복하던 중 ‘풋볼리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 몸을 힘들게 만드는 것, 힘들게 운동해서 빨리 끌어올리는 것은 자신 있다. 대표팀이 불러줄지는 모르겠지만 늘 신태용 감독님의 스타일을 체크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의 대표팀 복귀는 생각보다 더 순조로웠다. 러시아에서 한국의 전력을 향상시켜줄 수 있는 선수가 되어 이용이 돌아왔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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