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영국에서 활동하는 스페인 축구 전문가 그레이엄 헌터는 최근 칼럼에서 ‘스페인이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우승할 실낱 같은 가능성을 첼시가 망쳤다’라고 썼다. 스페인의 두 공격수들이 겪고 있는 부진 때문이다.

스페인은 24일(한국시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독일과 친선 경기를 갖고 1-1 무승부를 거뒀다. 스페인의 호드리구 모레누가 선제골을 넣었고, 독일의 토마스 뮐러가 동점을 만들었다.

지난 대회 챔피언 독일과 무승부를 거둔 건 나쁘지 않은 결과다. 스페인은 화려한 패스워크와 선수들의 고른 볼 키핑 능력을 통해 다시 한 번 보는 이들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러시아월드커 우승후보로 꼽힐 만한 경기력이었다.

반면 고민거리도 있었다. 스페인의 문제는 원톱이다. 원래 스페인은 디에고 코스타와 알바로 모라타를 공격수로 기용해 왔다. 세계적인 원톱 자원이 두 명 있기 때문에 공격진 세대교체에는 별 문제가 없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모라타는 지난 유로 2016 본선에서만 3골을 넣은 바 있다.

최근 모라타의 부진은 스페인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모라타는 첼시에서 3개월 넘게 한 골도 넣지 못했을 정도로 침묵에 빠져 있다. 안토니오 콘테 첼시 감독은 모라타의 자리에 원래 윙어인 에덴 아자르를 변칙 기용할 정도로 모라타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모라타의 골 침묵은 A매치 데이 직전이었던 19일 FA컵에서 겨우 깨졌다.

훌렌 루페테기 스페인 감독은 모라타를 이번 대표팀에서 제외하는 파격적 결정을 했다. 대신 관심을 끈 선수는 코스타다. 코스타는 2016/2017시즌 첼시의 주전 공격수였으나 지난해 여름 구단과 관계가 틀어지며 이적을 모색했다. 이때 행선지를 제때 구하지 못했고, 올해 1월까지 공식전을 소화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경기 감각이 뚝 떨어진 상태에서 아틀레티코마드리드로 이적한 코스타는 리그 3골 등 6골을 넣으며 그럭저럭 부활하고 있지만 아직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다.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대안은 독일전에서 뛴 호두리구다. 이번 시즌 발렌시아에서 리그 13골, 컵대회 3골을 넣은 수준급 공격수다. 스페인 공격수 인재풀을 이루는 파코 알카세르, 아리츠 아두리스는 이번 시즌 활약상이 예전만 못하다. 지난해 9월에는 대표팀을 은퇴한 것으로 여겨졌던 다비드 비야가 3년 만에 복귀전을 갖기도 했다.

스페인 현재 소집 명단 중 이번 시즌 리그에서 10골 이상 넣은 선수가 이아고 아스파스 한 명뿐이라는 점은 심각하다. 아스파스는 득점 숫자와 무관하게 보통 후보 멤버로 간주된다. 주전급 선수 중 리그 최다골을 넣은 선수는 다비드 실바다. 맨체스터시티에서 8골을 넣었다. 모든 대회를 합하면 마르코 아센시오가 레알마드리드 소속으로 10골을 기록했다. 둘 다 미드필더다. 첼시의 풀백 마르코스 알론소도 리그 득점력(6골)을 기준으로 보면 현재 스페인에서 수준급 골잡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다. 원톱 부재를 보완할 만한 ‘미들라이커’ 성향의 선수조차 없다는 것이 현재 스페인의 문제를 더 키우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