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한국의 ‘2018 러시아월드컵’ 전술은 4-4-2에 기반을 둘 것으로 보인다. 남은 건 이 포메이션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경기를 운영할지 여부다.
24일(한국시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 위치한 윈저 파크에서 평가전을 가진 한국은 북아일랜드에 1-2로 패배했다. 한국은 전반 7분 권창훈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그러나 전반 20분 김민재의 자책골, 후반 41분 폴 스미스의 역전골로 경기가 뒤집혔다.
한국은 북아일랜드를 상대로 경기 주도권을 장악하려 했고, 이 시도가 어느 정도 통했다. 한국은 비교적 긴 시간 동안 공을 갖고 있으면서 공격 방향을 좌우로 바꿔가며 상대를 흔들려 노력했다. 다양한 공격 시도를 통해 여러 번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결정력 부족으로 무산되긴 했지만 좌우 측면 공격, 패스워크를 통한 중앙 공략, 한 번에 반대쪽 측면으로 전개하는 사이드 체인지 등 여러 공격 패턴이 모두 통했다.
그러나 결국 패배했다. 첫 실점은 북아일랜드의 세트 플레이에 당했다. 1-1 상태에서 공격에 열을 올리던 한국은 웅크리고 있던 북아일랜드의 역습 한 번에 당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팀들의 면면을 보면 웅크리고 있다가 역습해서 골을 넣어야 하는 쪽은 오히려 한국이다. 한국은 월드컵 F조에서 스웨덴, 멕시코, 독일과 함께 편성돼 있다. 전력상 한국은 약체 입장이다. 절대강자 독일, 16강 진출 DNA를 가진 멕시코에 비해 밀린다. 스웨덴보다 한국이 밀릴 것 없다고 분석할 수도 있지만 최소한 한국이 압도하는 팀은 하나도 없다.
한국이 채택한 4-4-2 포메이션은 수비적인 축구를 할 때 용이한 포진이다. 스페인의 아틀레티코마드리드가 비교적 약한 전력으로 바르셀로나, 레알마드리드를 잡을 때 써서 유명해졌다. 잉글랜드의 레스터시티가 약체의 반란을 일으킬 때도 이 포메이션을 썼다. 탄탄한 조직력으로 수비하다가, 상대 공격을 끊은 뒤 역습으로 득점하는 플레이에 큰 중점을 두는 운영이다. 한국도 이런 운영을 할 필요가 있다.
본선에서 안정적인 운영을 하려면, 친선경기에서 먼저 경험을 쌓아야 한다. 그러려면 강팀의 공격을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견뎌내는 경험이 필요하다. 한국은 28일 폴란드와 두 번째 친선 경기를 갖는다. 이후 해산했다가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소집돼 5월 말부터 온두라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볼리비아, 세네갈을 상대로 전력을 가다듬게 된다. 남은 평가전 상대 중 가장 강한 팀이 폴란드다. 이 경기는 한국의 본선에 소중한 힌트를 줄 가능성이 높다.
프리롤 선수가 너무 많으면 수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늘 감안해야 한다. 선수들끼리 위치를 바꾸는 포지션 체인지는 포진을 망가뜨리지 않는다. 그러나 특정 선수가 자기 자리를 이탈해도 되는 ‘프리롤’은 수비 포진을 망가뜨린다. 한국처럼 4-4-2를 하는 팀은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이 네 명씩 두 줄로 질서정연한 수비를 해야 한다. 북아일랜드전에서 한국은 이재성과 권창훈이 자주 자리를 이탈했고, 그러다 역습을 당하면 수비 포진이 무너져 애를 먹었다.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다.
공격적인 축구를 하든, 수비적인 축구를 하든 4-4-2를 토대로 한 조직력은 점점 올라가고 있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까지는 시간이 부족하다. 본선에서 한국이 구사할 축구를 상정하고 더 효율적으로 평가전 일정을 보낼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수비적인 운영을 경험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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