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김완주 기자= 수원삼성은 상하이선화를 상대로 경기를 주도했지만 승리는 놓쳤다. 꾸준히 문제가 됐던 결정력 부족에 발목을 잡혔다. 그래도 다행인건 다른 문제점들이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원은 7일 저녁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H조 3차전에서 선화와 1-1로 비겼다. 깊숙이 수비라인을 내린 선화를 상대로 이기제가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갔지만, 다소 애매한 페널티킥을 내주며 승리를 놓쳤다.

수원은 후반 26분 지오반니 모레노에게 실점하기 전까지만 해도 경기를 완전히 주도하고 있었다. 전반에 수비에 집중하고 후반에 득점을 노리려던 선화의 전략은 수원이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주도권을 내주지 않아 경기장에서 구현되기 어려워 보였다. 그런 상황에서 페널티킥을 내주고 수원은 흔들렸고, 서정원 수원 감독은 좋은 흐름을 살리지 못한 것에 대해 크게 아쉬워했다.

비록 홈에서 승점 3점을 얻는 것은 또 실패했지만 수원은 앞선 경기들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이 조금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선화가 전반 내내 스트라이커 오바페미 마르틴스를 제외한 모든 선수를 수비진영에 내리며 소극적인 경기를 한 것을 감안해야겠지만 분명 변화는 있었다.

수원은 이번 시즌 포백과 스리백을 번갈아 사용하고 있다. 좌우에는 이기제와 크리스토밤이 주전으로 기용된다. 두 선수 모두 공격성향이 매우 강하다. 이기제는 측면 수비수임에도 벌써 3골을 넣었고, 크리스토밤도 득점이 있다. 측면 윙백의 공격 가담은 좋았지만 이후 수비 복귀가 늦으며 뒷 공간을 내주는 문제가 있었다. 지난 1일 수원에게 승리한 전남의 유상철 감독도 수원 윙백의 뒷공간을 노리려던 전략이 성공했다고 말했었다.

선화와 경기에서도 이기제와 크리스토밤은 자주 전진했다. 때로는 염기훈, 임상협보다 높은 위치에서 플레이하는 장면도 많았다. 선화는 수비에 성공하면 윙백들이 비우고 나온 측면을 통해 역습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협력수비가 성공적이었다. 최성근은 윙백의 움직임에 따라 후방으로 내려와 수비를 도왔고, 구자룡과 이종성은 빠른 발로 뛰어다니며 빈 공간을 메웠다.

중앙에서 패스를 통해 경기를 조율할 사람이 없던 문제는 김종우가 투입되며 일부 해소됐다. 수원은 그동안 중앙 미드필더로 최성근-김은선, 최성근-조원희 조합을 출전시켰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추점을 맞춘 중원 구성이었고, 공격 전개 과정에서 답답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시즌 산토스와 다미르가 중앙에 있을 때와 확실한 차이가 있었다.

김종우은 경기 초반부터 김종우를 활용해 공격을 전개했다. 김종우는 상대 수비 압박도 쉽게 벗겨냈고, 패스 템포나 방향 선택도 좋았다. 데얀, 염기훈과의 호흡도 문제가 없었다. 전반에 나온 수원의 좋은 공격 장면 대부분에는 김종우가 관여돼있었다. 김종우는 패스뿐 아니라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직접 골을 노리기도 했다. 중앙에서 패스가 원활하게 돌아간다면 포스트플레이보다 연계에 능한 데얀의 장점도 살릴 수 있다.

수원은 선화전을 통해 수비에서 쉽게 공간을 내주는 문제와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줄 미드필더 부재 문제는 해결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러나 계속 발목을 잡고 있는 결정력 문제는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서정원 감독과 염기훈도 경기가 끝난 뒤 “찬스가 많았는데 골을 넣지 못했다”라며 아쉬워했다.

수원은 ACL 3경기 1승 1무 1패 승점 4점으로 조 2위에 올라있다. 선두 가시마앤틀러스와 차이가 많이 나진 않지만 3,4위 팀들과도 마찬가지다. 서 감독은 다음 주 열리는 4차전에서는 반드시 승리를 거두겠다고 했다. 상하이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면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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