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지난 시즌까지 AC밀란은 몰락한 명가, 아스널은 그래도 상위권을 유지하는 명문이었다. 지금 두 팀의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밀란은 13경기 동안 한 번도 지지 않은 반면 아스널은 4연패 중이다.

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스타디오 쥐세페 메아차에서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 밀란과 아스널의 경기가 열린다.

밀란은 이번 시즌 이탈리아세리에A에서 가장 부침이 심한 팀이다. 개막 전 중국계 사업가 리용홍이 구단을 인수하고 화려한 선수단을 구축해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부진을 거듭하다 지난해 12월 젠나로 가투소로 감독을 교체했다. 감독 데뷔 후 한 번도 성공한 적 없는 가투소 감독은 기대 이상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밀란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았다. 지난해 막판에 열린 코파이탈리아 밀라노 더비에서 인테르밀란에 거둔 승리를 시작으로 최근 13경기에서 9승 4무를 거뒀다. 가장 최근인 1일에는 라치오와 코파 4강을 치렀는데, 끈질긴 0-0 무승부에 이어 승부차기로 승리했다.

밀란 부활의 원동력은 정신력 회복이다. 선수 시절에도 솔직하고 열정적인 걸로 유명했던 가투소 감독은 밀란의 전설적 선수 출신의 아우라까지 등에 업고 선수들을 빠르게 결집시켰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안아주거나 때론 머리를 때리는 등 과격한 스킨십으로 다가간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의 리더십과 비슷한 장면을 자주 보여준다.

전술적으로도 혼란기를 끝내고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 효과를 봤다. 밀란은 지난 시즌부터 4-3-3 포메이션을 주로 쓰는 팀이었다. 빈첸조 몬텔라 전 감독이 시즌 초 무리한 3-5-2 포메이션 도입을 했다가 실패를 맛봤다. 가투소 감독은 다시 4-3-3으로 회귀했다. 전문 윙어가 부족하다는 약점이 있지만 공격수를 측면에 기용하는 등 변칙적인 수를 써서라도 밀란의 공수 균형을 원래대로 돌렸다.

반면 아스널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 헨리크 미키타리안을 영입하고 올리비에 지루, 알렉시스 산체스를 내보내는 큰 폭의 전력 교체를 단행했으나 오히려 역효과만 났다. 최근 각종 대회 통산 4연패 중이다.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에서 3연패를 당했고, 최근 EPL 15경기에서 4승 5무 6패에 그칠 정도로 부진이 심각하다.

밀란은 감독 교체 효과를 확실히 본 팀이라는 점에서도 아스널과 반대라고 볼 수 있다. 밀란은 감독을 지나치게 자주 바꾸는 것이 문제였던 팀이다. 최근 4시즌 동안 5명(임시 감독 제외)이 지휘봉을 잡았다. 필리포 인차기 감독처럼 실패에 가까운 인물도 있었으나 최근 몬텔라, 가투소 감독을 선임한 건 초반에 확실한 교체 효과를 냈다.

아스널의 EPL 순위는 6위다. 밀란의 세리에A 순위인 7위보다 높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와 사기는 밀란이 아스널을 압도한다. 극명한 대조 속에서 두 명문 구단이 대결한다.

사진= AC밀란 공식 홈페이지 캡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