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김완주 기자= 수원삼성은 70분 동안 상하이선화를 압도했다. 그러나 3경기째 이어지고 있는 결정력 부재에 이번에도 발목을 잡혔다. 서정원 수원 감독과 염기훈 모두 기회를 살리지 못한 부분을 반성했다.

수원은 7일 저녁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H조 3차전에서 상하이선화와 1-1로 비겼다. 수원은 선화보다 8배나 많은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로 이어진 건 하나뿐이었고 홈에서 승점 3점을 챙기겠다는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수원은 90분 동안 슈팅 16개를 시도했다. 그 중 유효슈팅은 절반인 8개였다. 충분히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만큼 공격에 집중했지만 소득은 미미했다. 서 감독도 찬스를 확실히 살리지 못한 공격수들의 결정력을 아쉬워했고, 염기훈도 자기를 포함한 공격수들이 더 분발해야 한다며 반성했다.

수원과 선화는 모두 승리가 필요했다. 앞서 열린 시드니FC와 가시마앤틀러스의 경기에서 가시마가 2-0으로 꺾으며 2승 1무 승점 7점으로 조 1위로 올라섰다. 두 팀 중 승리를 거두는 쪽이 조 2위로 올라서며 토너먼트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원정을 온 선화는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 파이브백에 가까운 3-4-2-1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시작했고, 주장인 지오반니 모레노도 벤치에 대기시켰다. 모레노 대신 미드필더인 왕윤을 왼쪽 공격수로 기용했다. 선화는 수원이 공격을 할 때면 스트라이커 오바페미 마르틴스를 제외한 필드플레이어 9명을 모두 수비진영으로 내렸다.

선화가 수비를 두텁게 세웠지만 수원에게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김종우는 상대 압박을 쉽게 벗겨내고 양질의 패스를 전방으로 보냈다. 전반 중반 이후 염기훈과 임상협이 자리를 바꾸면서 수원은 좋은 장면을 여러 차례 만들었다. 전반 27분에는 아크 정면에서 프리킥을 얻어 데얀이 위협적인 슈팅을 때렸고, 3분 뒤에도 데얀이 염기훈의 크로스를 유효슈팅으로 연결했다. 염기훈과 김종우도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모두 리슈아이 골키퍼의 선방에 걸렸다. 수원은 전반 점유율을 72%까지 가져가며 공을 오래 소유하며 많은 슈팅을 시도했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우진구이 선화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가오디를 빼고 모레노를 투입하며 공격을 보강했다. 선화는 전반에 수비에 집중한 뒤 후반 교체를 통해 득점을 노리는 전략을 세웠고, 모레노의 투입은 계획된 수순이었다.

선화의 계획은 후반 2분만에 꼬였다. 공격에 가담한 크리스토밤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파울을 얻어냈고, 염기훈이 키커로 나섰다. 염기훈의 발을 떠난 공을 골키퍼나 펀칭으로 걷어냈고, 이 공이 페널티박스 밖으로 흘러나오자 이기제가 중거리슈팅을 때려 선제골을 넣었다. 강하게 때린 슈팅을 박스 안에 자리 잡고 있던 모든 선수를 지나쳐 그대로 골망에 꽂혔다.

선제골 이후 경기를 잘 풀어가던 수원은 순간적으로 수비 집중력이 흔들리며 위기를 맞았다. 후반 23분 김종우와 이종성의 호흡이 맞지 않으며 프레디 구아린에게 일대일 찬스를 허용했고, 1분 뒤에는 크리스토밤이 에디의 돌파를 막는 과정에서 파울을 범했다는 주심 판정이 내려지며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키커로 나선 모레노는 강한 왼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마음이 급해진 수원은 염기훈, 김종우와 교체 투입된 바그닝요, 김건희가 공격에 집중했지만 오히려 실수가 잦아지며 위기를 많이 맞았다. 선화 선수들은 수원 선수와의 가벼운 충돌에도 그라운드에 쓰러져 한참을 일어나지 않으며 수원 팬들의 야유를 샀다.

서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홈에서 승리를 했어야 했는데, 전반전 좋은 흐름을 살리지 못해 아쉽다”라며 “앞쪽 공격수가 찬스 때 골을 넣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라고 경기를 평가했다. 염기훈도 ”공격수들이 더 분발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골을 넣었으면 쉽게 갈 수 있는 경기였는데 많이 놓쳤다”라며 결정력 부재가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고 말했다.

수원은 선화와 비기며 승점 4점을 기록, 조 1위 가시마와의 격차가 승점 3점으로 벌어졌다. 3위 선화(승점 3점)와의 차이도 벌리지 못했다. 아직 3경기가 남아있지만 기분 좋은 상황은 분명이 아니다. 서 감독은 “1차 목표는 16강 진출”이라며 “이제 3경기를 치렀고, 조에서 많이 처져있는 것도 아니다. 가다듬고 준비하면 충분히 16강에 올라갈 수 있다”라며 남은 경기 선전을 다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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