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평창] 한준 기자= “올해 우리가 후반에 약했던 경기는 인천유나이티드와 3-3으로 비겼던 경기뿐이다. 정확하게 봐줬으면 좋겠다. 지난해엔 그런 면이 있었지만, 선수들이 올해 후반전에 약하다는 얘기를 들으면 의아해 한다. 자꾸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런 상황을 재연해서 계속 준비하고 있다.” 

지난 16일 광주FC와 ‘KEB하나은행 K리그클랙 2017’ 6라운드 경기 당시, 서정원 수원삼성 감독은 경기 시작 전 취재진과 만나 ‘뒷심이 약하다’는 세간의 지적을 반박했다. 실제로 이 경기에서도 수원은 후반전에 실점하지 않았다. 0-0 무승부 과정의 아쉬움은 공격이었다. 수원은 19일 치른 인천과의 FA컵 32강전 경기에서 후반 12분 염기훈의 프리킥 득점으로 1-0 승리를 거두며 공식전 4연속 무실점을 이어갔다.

22일 강원 평창알펜시아스키점핑타워에서 강원FC와 원정 경기로 치른 리그 7라운드 경기는 분수령이었다. 강원의 최근 기세가 좋은데다 원정 경기. 강원도 올 시즌 홈 첫 승을 거두지 못해 동기부여가 강했다. 리그 무승이 이 경기까지 이어질 경우 수원은 감당하기 어려운 압박감을 받게 될 수 있었다. 서 감독의 항변은 강원과 원정 경기에서 결과로 드러났다. 

#수원 괴롭히던 ‘세오 타임’은 이제 없다

수원은 전반 16분 페널티킥을 내주며 선제골을 내줬으나 전반 34분과 후반 32분에 동점골과 역전골을 터트려 역전승했다. 추가 시간 말미에 페널티킥을 내줘 다잡은 승리를 놓칠 뻔했으나, 골키퍼 신화용이 선방으로 막아내며 기어코 2-1 승리를 지켰다. 

서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 선수들이 많이 끈끈해졌다. 간절함이 묻어난 경기 운영이었다”고 했다. 서 감독은 “보완할 점이 아직 많다”고 했지만 그것에 정신력이나 집중력, 뒷심으로 인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 시즌 수원은 오히려 후반전에 강하다. 리그 7경기, AFC챔피언스리그 4경기, 그리고 FA컵 1경기 등 총 12경기를 치르면서 16골을 넣고 11골을 허용했다. 이 중 전반전 득점이 7골, 후반전 득점이 9골이다. 후반전의 화력이 더 강하다. 실점은 전반전에 7골, 후반전에 4골을 내줬다. 오히려 전반전 실점이 더 많다.

흔히 ‘세오(SEO, 서정원 감독의 별명) 타임’이라 부르는 경기 말미의 문제는 시즌 초반 광저후헝다와 ACL 경기, 서울과 리그 개막전, 인천과 리그 4라운드 경기 등 세 경기에만 드러났다. 지난 시즌 자주 나온 모습인데, 시즌 초반의 일부 경기에서 비슷한 모습이 나오며 선입견이 강해진 것이다.

#적극적인 로테이션, 허를 찌른 세트피스

서 감독은 FA컵 인천전 승리에 이어 리그 강원정 승리의 배경으로 효과적인 로테이션을 꼽았다. 이 경기에서 수원은 염기훈과 박기동 투톱에 중앙 미드필더로 김종우, 레프트백으로 이용래, 센터백으로 매튜를 내세우며 변화를 줬다. 이스턴SC전 5-0 대승을 이끈 주역들이 다시금 빛을 발했다. 

“ACL과 FA컵에 리그 경기까지 하면서 부상 선수가 많이 생겼다. 끌고 나가기 힘든 상황이다. 경기마다 5~6명씩 교체하면서 치르고 있다. 코칭 스태프에서 고민하는 것은 상대 전술에 적합한 선수를 찾는 것이다. 근래에는 그게 잘 맞았다.” 

강원전에서 빛난 수원의 공격 무기는 세트피스였다. 수원의 두 골 모두 김종우의 코너킥에 이은 매튜의 헤더로 연결됐다. 최윤겸 강원 감독은 “수원은 세트피스에 강점이 있는 팀이다. 그 전에도 잘 소화하더라. 한 골 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데 같은 방향에 똑같은 전술로 실점해서 아쉬웠다”고 했다. 

서 감독은 염기훈이 아닌 김종우를 통해 나온 두 골에 대해 “분명 상대가 우리를 연구할 것이다. 그렇다면 역으로 허를 찌를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매번 같은 패턴으로 가면 상대가 이미 다 알고 나온다. 키커가 두세명으로 늘어난다면 상대는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이날 코너킥 뿐아니라 직접 프리킥 상황에서도 염기훈의 왼발이 아닌 김종우의 오른발이 불을 뿜었다. 수원읜 변화를 통해 반등했고, 의심을 딛고 승리를 거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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