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파주] 한준 기자= 대한민국 U-20 대표팀과 인천유나이티드와 연습경기는 이례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30분씩 3쿼터, 90분 경기가 일반적이다. 휴식 시간을 늘리고 교체를 자유롭게해 부상과 체력 부담을 줄인다. 한시가 급한 U-20 대표팀은 많은 선수를 테스트하고 경기체력을 높이기 위해 40분씩 3쿼터로 연습경기를 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넘어온 미드필더 백승호(20, FC바르셀로나B)와 공격수 이승우(19, FC바르셀로나 후베닐A)는 신 감독이 컨디션 조절을 특별히 신경쓰는 선수들이다. 시차적응와 경기 감각 유지 문제로 인천전에 각기 다른 처방을 내렸다. 둘은 포르투갈 전훈 이후 신 감독이 U-20 대표팀 전력의 중심 자원으로 낙점한 선수들이기도 하다.

3쿼터 중 1쿼터는 신 감독이 이번에 새로 소집했거나, 포르투갈 전훈에 부름을 받지 못한 선수들이 나섰다. 신 감독은 “직접 봐두지 않으면 후회가 될 것 같아서” 마지막까지 발품을 팔며 2월 춘계연맹전 등을 통해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선수들을 발탁했다. 이전 연령별 대표팀에 선발됐으나 신 감독 부임 이후엔 기회를 받지 못한 선수도 있었다. 

이 선수들은 2쿼터 17분까지 시간이 주어졌는데, 총 120분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소화한 선수는 백승호였다. 백승호는 2쿼터 시작과 함께 1쿼터에 선발 출전했던 전주대 윙어 김경민과 교체되어 들어갔다. 백승호는 3쿼터 마지막까지 총 80분의 시간을 뛰었다. 신 감독은 백승호의 부족한 점으로 경기 체력과 감각을 지적하고 있다. FC바르셀로나B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해왔다. 

백승호는 지난해보다 피지컬이 향상 된 모습이었다. 프로필상 177센티미터로 기재되어 있지만 실제 키는 180센티미터를 넘어 보였다. 어깨와 상체 근육도 이전보다 발달했다. 실제 인천과 경기 중 몸싸움에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치열한 경합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볼을 지키고 빠져나오는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백승호는 투입과 함께 1쿼터에 미진했던 우측 공격 줄기를 살렸다.

신 감독은 2쿼터를 마치고 난 이후 백승호를 불러 “호흡을 다 하고 내려오지 말라”고 지적했다. “호흡이 차도 계속 더 뛰어야 경기 체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호흡을 하면서 내려와야지 다 하고 내려오면 못 올린다.” 신 감독은 백승호가 90분을 온전히 소화할 수 있는 몸을 만들 수 있도록 연습경기부터 많은 시간을 부여하고 있다. 백승호는 3쿼터 27분경 다리 근육에 경련이 일기도 했으나 마지막까지 전력을 다해 뛰었다. 백승호는 “4개국 대회를 뛰면서 체력을 더 올리겠다”고 했다.

20일 입국한 이승우는 21일에 파주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입소했다. 21일 훈련도 가벼우 조깅과 패스 등 몸 풀기에 주력했다. 신 감독은 22일 인천과 연습 경기에 이승우의 몸상태를 고려해 출전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었다. 아예 배제하거나, 투입하더라도 3쿼터의 일부 시간만 부여할 생각이었다.

이승우는 3쿼터 시작과 함께 들어가 40분을 뛰었다. 예상보다 긴 시간이었다. 1,2쿼터를 진행하며 기대치만큼의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 특히 공격 지역 중앙에서 플레이의 마침표를 찍는 부분이 아쉬웠다.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투입된 이승우는 이 지역에서 번뜩이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자원이다.

이승우는 “아직 시차적응이 되지 않았다”며 몸이 무거웠다고 했다. 실제로 적극적으로 전방 압박을 가하고, 장기인 드리블 돌파를 두어 차례 보였으나 마지막 단계에서 인천 수비에 차단됐다. 몸이 어느 정도 풀린 3쿼터 35분 경에 좋은 플레이를 만들었다. 이승우가 길게 왼편으로 넘겨준 패스를 강지훈이 이어 받아 돌파를 시도했다. 이승우가 다시 이어 받아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문 옆으로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이승우는 지난 주말 FC바르셀로나 후베닐A의 유소년 리그 경기를 뛰고 왔다. U-20 대표 선수들은 4월 10일 조기 소집될 예정이지만, 이승우는 후베닐A팀의 UEFA유스리그 준결승전 일정을 소화하러 다녀와야 한다. U-20 대표팀의 일정도 중요하지만, FC바르셀로나의 유소년 마지막 단계를 보내고 있는만큼 소속팀에서 입지를 다지는 것도 중요하다.

신 감독은 이승우가 안정적으로 U-20 대표팀 전력 안에 녹아들 수 있도록 일정과 훈련 강도를 조율하고 있다. 이승우와 백승호는 함께 뛴 3쿼터에 중원에서 같이 공을 주고 받으며 몇 차례 좋은 호흡을 보이기도 했다. 포르투갈 전훈에서도 포르투갈의 성인팀과 경기를 하는 과정에서 둘의 호흡과 기술은 긍정적인 요소였다. 5월 본선까지 바르사 듀오가 U-20 대표팀 안에 녹아들고, 피지컬 컨디션을 정점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중요한 과제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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