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중국으로 간 선수들의 주전 경쟁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여러 나라들이 공유하는 고민이다. 23일 경기를 갖는 시리아와 우즈베키스탄도 동병상련이다.

한국이 중국 창샤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6차전을 갖는 23일 저녁, 비슷한 시간에 시리아와 우즈베키스탄의 경기가 열린다. 시리아는 28일 서울에서 한국과 경기를 갖는 다음 상대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중립국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지난 대결 결과는 0-0 무승부였다.

한국, 시리아, 우즈베키스탄의 공통 고민은 중국으로 간 아시아쿼터 수비수들의 주전 경쟁이다. 중국슈퍼리그(CSL)는 지난해까지 외국인 선수 5명 보유, 4명 출장 가능이었던 제도를 경기 엔트리에 3명만 포함시킬 수 있도록 크게 축소시켰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를 제외하면 아시아쿼터의 의미가 없어졌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선수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CSL 18개 구단 중 8개 구단이나 아시아 쿼터로 한국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이유다. 홍정호(장쑤쑤닝)는 CSL과 ACL을 포함해 장쑤의 모든 경기에 풀타임 출장했다. 그러나 장현수(광저우푸리), 김기희(상하이선화)는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대표팀에 소집됐다. 이들의 경기 감각은 앞으로 점점 심각한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시리아도 사정이 비슷하다. 시리아 대표 선수들은 대부분 이라크 등 중동에서 뛰지만, 가장 출중한 실력을 인정받는 주장 아흐마드 알살리는 허난전예 소속이다. 주전 경쟁에서 밀려 경기를 전혀 뛰지 못하고 있다. 알살리는 앞선 최종예선 5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뛰었기 때문에 당장 경기 감각에 문제가 있더라도 우즈벡전, 한국전 모두 소화할 가능성이 높다. 수비의 중심인 알살리가 흔들린다면 시리아 전력엔 적잖은 타격이 생긴다.

이번 우즈베키스탄 대표 중 중국에서 활약하는 선수는 세 명이다. 미드필더 오딜 아흐메도프(상하이상강)는 비교적 상황이 좋다. ACL에서 플레이오프 포함 4경기 모두 선발 출장 중이고, CSL에서도 1경기에 출장하며 주전 경쟁 가능성을 보였다. 상하이상강은 브라질 출신 공격진이 화려하지만 CSL 2라운드에서 공격수 엘케손이 빠지고 미드필더 아흐메도프가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우즈베키스탄이 한국과 비슷한 건 대표팀 주전 센터백들이 모두 중국에서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이다. 최종예선에서 4경기를 책임진 에고르 크리메츠(베이징궈안)가 아직 경기 엔트리에 한 번도 들지 못했다. 헤나투 아우구스투, 하우프, 부락 일마즈 등 화려한 외국인 선수들에게 완전히 밀렸다. 안주르 이스마일로프(창춘야타이)는 CSL 1차전만 출장하고 2차전에선 사라졌다. 헝가리 출신 스타 미드필더 서볼치 후스티에게 자리를 내줬다.

CSL 아시아쿼터 선수들의 국적은 한국, 시리아, 우즈베키스탄, 호주뿐이다. 그중 세 나라가 A조에 몰려 있다. 아시아 쿼터 선수들이 중국에서 겪는 고난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A조 국가들의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는 공통적인 변수다. 여기 잘 대처하는 나라가 상대적 우위를 잡는다고도 볼 수 있다. 당장 28일 경기에서 한국 센터백들과 알살리 중 경기 감각을 잘 유지하고 있는 쪽이 유리하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