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볼리스트=파주] 한준 기자= “다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워요.” (김진야)
22일 오후 파주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 백호구장. 'FIFA U-20 월드컵 대한민국 2017’을 준비하는 U-20 대표팀은 인천유나이티드와 연습 경기를 가졌다. 지난 해 11월 부임해 12월 처음 지휘하게 된 신태용 감독은 아직 ‘옥석 고르기’ 중이다. 3월 25일부터 30일까지 치르는 ‘아디다스컵 U-20 4개국 대회’도 조직력 다지기와 더불어 선수 선발 테스트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천과 연습 경기는 40분간 3쿼터로 무려 120분간 진행됐다. 연습경기 후 신 감독이 이기형 인천감독에게 “땡큐!”라고 외친 것은 쉽지 않은 일정에 부담스러운 경기 시간을 수락해준 것에 대한 감사가 담겨 있었다.
신 감독은 이날 1쿼터와 2쿼터 17분 초반 17분 가량의 시간은 이번에 새로 소집한 선수들에게 할애했다. “기대 보다 못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도 있고, 이상을 보여준 선수도 있다. 처음이라서 많이 경직되어 있는 모습이 많았다. 아직 시간이 더 있으니 지켜볼 것이다.” 이날 연습 경기 하나로 모든 평가가 끝난 것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 감독은 당초 구상보다 많은 시간을 새로 뽑은 선수들에게 줬다.
이 연습경기에 가장 처절한 모습으로 뛴 선수가 있다. 인천 윙어 김진야다. 김진야는 꾸준히 연령별 대표팀에서 뛰었던 선수다. 2015년에는 ‘FIFA U-17 월드컵 칠레 2015’에 참가했고, 지난 1월 신 감독과 포르투갈 전지훈련까지 다녀왔다. 3월 대표팀 소집에 낙마했다.
신 감독은 “이번에 오지 못한 선수라고 최종 엔트리에서 완전히 제외된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경쟁 대열에서 어느 정도 밀려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온두라스, 잠비아, 에콰도르 등 본선 진출국을 상대하는 대회인 만큼 본선을 위해 경험을 쌓는 소중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인천 역시 김진야에게 꽤 많은 시간을 줬다. 1,2쿼터를 거의 풀로 뛰었다. 2쿼터 막판에 교체 아웃되었으나 3쿼터 도중 다시 들어왔다. 인천은 4-0으로 크게 이겼고, 김진야는 1쿼터 19분경 선제골을 넣었다. 동료 선수들이 김진야에게 기회를 밀어주는 느낌도 있었다.
경기가 끝나고 김진야는 U-20 대표 선수들에게 인사를 하러 왔다. 신 감독과도 인사했다. 그리고 취재진 앞에도 섰다. “대표팀 명단에 발표되었을 때 낙심하지 않고, 소속팀에서 열심히 하면 다시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진야는 “오랜만에 친구들하고 뛰어서 설렛는데, 승리해서 좋지만 한편으로 많이 못보여줘서 아쉽습니다. 더 보여줬어야 하는데...”라며 못내 아쉬운 모습이었다.
신 감독은 여전히 U-20 월드컵에 나갈 선수를 찾고 있다. 인천의 두 번째 골을 헤더로 성공시키고, 강력한 중거리슈팅으로 골문을 위협하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신인 김보섭의 이름을 따로 묻기도 했다. 지금 들어온 선수들도 “서로 친하지만 그래도 이 안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경쟁의식은 있다”고 했다. 이제 대회까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세계적인 팀들과 싸우기 위해선, 우선 내부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신 감독은 “나 자신을 믿으라”고 강조한다. 자신있게 가진 것을 다 보여줘야 산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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