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양국 간에 이상기류가 흐르는 상황에서 더 조심스러운 쪽은 경기를 주최하는 중국이다.
중국축구협회와 대회조직위원회는 오는 23일 중국 후난성 창샤 허롱 스타디움에서 벌어질 한국과 중국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을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최근 한국과 중국 간에 사드(THAAD)로 인한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경기에서 불상사가 벌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후난성 체육국은 지난주 한국 경기에 관한 공문을 내려보냈다. 총 6개 항목으로 된 공문은 경기 당일 운동장에서 한국과 한국 팬들을 자극하지 말라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후난성 체육국이 내놓은 공문은 꽤 구체적이다. “확인되지 않은 말을 전파하지 말고, 모순을 격화시키는 의견을 내놓지 말아야 하고, SNS 단체방 등을 이용해 군중을 동원해 말썽을 일으키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이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경기장 내에서 정치적인 행위와 발언을 금지한다. 중국 측은 이를 우려해 “자신이 지닌 불편함을 드러내 서로 공격하거나 모욕하는 내용을 담은 게시물이나 현수막을 전시하지 말라”는 당부도 함께 담았다. “문명인답게 관람하고, 상식적이지 않은 행위를 하는 것을 치욕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중국 매체들도 후난성 체육국을 비롯한 대회조직위원회가 전보다 더 한국 측을 신경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유명 매체인 ‘축구보’는 20일 창샤 현지보도에서 “대회 조직위원회가 한국 팬들이 앉는 구역 옆에 안전구역을 별도로 비워두겠다고 했다. 한국 팬 주변에 안전요원을 배치해 경기장에서도 경호업무를 수행하게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경기는 중국 내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은 한국을 잡지 못하면 사실상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으로 갈 가능성이 사라진다. 이 때문에 경기 당일 경기장을 찾을 기자만 400여명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들의 큰 관심에도 불구하고 대회 조직위원회는 한국이 머무는 호텔과 훈련장소를 공개하길 거부했다는 게 현지 보도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기자들에게 한국 팀 소식을 적당히 보도하거나 아예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는 내용을 담은 기사도 있다.
정치와 스포츠는 분리돼야 한다는 게 FIFA 기조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중국은 한국보다 더 긴장하고 있다. 통상적인 텃세는 존재할 수 있지만, 최근 좋지 않은 양국 감정으로 인한 마찰은 있을 수 없다는 게 현지 취재기자들의 증언이다. 한국은 잔뜩 긴장하고 떠났지만 더 긴장한 쪽은 대회 조직위원회였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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