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역시 강한 팀이다”

올리베이라 우라와레즈 감독의 한마디가 전북현대의 최근 행보를 그대로 보여준다. K리그를 넘어 아시아에서도 강팀으로 분류되는 전북이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G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우라와레즈를 2-1로 꺾었다.

의미 있는 승리였다. 전북이 G조 선두를 굳힐 수 있는 승리였기 때문이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두 팀은 나란히 G조 1, 2위에 랭크돼있었다. 전북이 선두에 올라 좀 더 유리한 위치에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두 팀의 승점차가 2점에 불과해 순위표상 위치가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전북의 조세 모라이스 감독도 묘수를 꺼내들었다. 체격이 작은 일본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부담스러워하는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처음부터 최전방에 세웠다. 2선에는 로페즈와 임선영, 한교원이 자리해 지원사격에 나섰다.

팽팽하던 흐름을 먼저 깬 건 로페즈였다. 로페즈는 전반 12분 상대 수비수의 견제를 견뎌냈고,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김신욱도 제몫을 해냈다. 후반 3분 로페즈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문전에서 헤딩 슈팅으로 마무리해 우라와레즈의 골망을 흔든 것이다. 후반 12분 고로키에게 만회골을 허용했지만, 경기는 모라이스 감독의 시나리오대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우라와레즈를 상대로 값진 승점 3점을 따낸 전북은 ACL에서 2연승을 이어가며 16강 진출을 위한 8부 능선을 넘었다. 전북이 지금까지 획득한 승점은 9점이다. 반면 우라와레즈는 승점 4점에 머물면서 베이징FC(승점 7)에 추격을 허용해 3위로 밀려나고 말았다. 전북은 이제 남은 2경기에서 승점 1점만 챙겨도 조 2위 이상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

전북은 사실 시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K리그 개막전에서 대구FC와 무승부를 거두며 불안한 출발을 했고, 3라운드에서는 강원에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전북도 올 시즌은 힘들 것’이란 주장에 너도나도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이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모라이스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뒤 적응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주변 반응에 흔들릴 법도 하지만, 모라이스 감독은 로테이션을 적극적으로 가동해 선수 기용 폭을 넓게 가져갔다. 그 덕분에 다양한 조합을 찾는 동시에 리그와 ACL을 오가며 가중될 수 있는 체력 부담을 덜게 됐다.

‘올해는 힘들 것’이라던 전북은 현재 ACL을 비롯해 ‘하나원큐 K리그1 2019’ 선두 자리에도 올라있다. 울산현대(11득점), FC서울(10득점)과 승점 17점으로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앞서 1위에 올라선 것이다. 실점도 5개에 불과하다. 이용, 최영준 등 부상자들도 속속 복귀하고 있다. ‘전북 걱정은 쓸 데 없는 일’이라는 말이 올 시즌에도 유효할까. 전북의 레이스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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