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잉글랜드 축구의 상징과도 같은 웸블리 스타디움 매각을 찬반 양쪽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주장 출신인 게리 네빌은 “말도 안돼”는 일이라며 발끈하고 있고, 마틴 글렌 축구협회(FA) 회장은 “윈-윈”이라며 기존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
웸블리는 잉글랜드 대표팀의 홈 구장으로 굵직한 경기를 모두 개최하는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웸블리 매각이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지난 4원부터다. 파키스탄계 미국인 사업가이자 풀럼의 구단주이기도 한 샤히드 칸이 FA에 웸블리 매각을 제안했다. 칸이 매각 금액으로 얼마를 제안한지는 매체에 따라 보도가 엇갈리지만 최소 6억 파운드(약 8,900억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막대한 웸블리 운영 비용 때문에 어려움을 겪던 FA는 칸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매각을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매각 비용을 잉글랜드 풀뿌리 축구의 발전을 위해 투자하겠다는 구제적인 계획도 세웠다.
글렌 회장은 소수의 선수들만을 위해 FA가 웸블리를 소유하고 있는 것보다, 매각 비용을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매각도 하고 축구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라며 웸블리 매각이 윈윈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잉글랜드는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로 팀과 경기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풀뿌리 축구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FA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시즌 15만 건 이상의 아마추어 경기가 열악한 경기장 사정으로 취소됐다. 열악한 풀뿌리 축구 실정 때문에 재능 있는 선수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피해를 보고 있고, 웸블리를 매각하면 그 비용을 20년간 풀뿌리 축구 발전에 집중 투자한다는 게 FA의 계획이다.
적극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고 있는 네빌은 FA의 주장이 터무니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네빌은 18일(현지시간) 영국 하원 디지털방송문화체육회가 주최한 웸블리 매각 공청회에 참석해 “돈에 눈이 멀어 평생 후회할 짓을 하고 있다”라며 강도 높게 FA를 비판했다.
네빌은 웸블리 매각 비용이 풀뿌리 축구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될 것이라는 FA의 계획에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네빌은 “20년 동안 매년 700만 파운드(약 103억 원)을 더 투자하는 것은 그리 큰 액수가 아니다”라며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이 에이전트들에게 주는 수수료 비율이나 상금을 조정하고 그 돈을 축구 발전에 투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제안했다.
웸블리 매각을 반대하는 입장을 가진 사람들은 칸이 웸블리를 축구장으로 쓰지 않을 것이라며 걱정하고 있다. 칸은 풀럼의 구단주인 동시에, 미국프로풋볼(NFL) 잭슨빌재규어스를 소유하고 있다. 칸이 잭슨빌을 런던으로 옮겨오면 축구 경기가 NFL에 밀릴 것이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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