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골을 너무 쉽게 내주고 있다.” 인천유나이티드의 소방수로 투입된 욘 안데르센 감독이 매 경기가 끝나면 하는 말이다. 수비불안이 갈길 바쁜 인천의 발목을 잡고 있다.

후반기 4번째 경기에서도 반전은 없었다. 18일 ‘KEB하나은행 K리그 2018’ 18라운드 수원삼성과의 경기가 끝나고도 안데르센 감독은 수비 문제를 지적했다. 인천은 5골을 내주며 2-5로 수원에 완패했다.

안데르센 감독 부임 이후 4경기에서 14골을 내줬다. 15라운드부터 17라운드까지 3경기 연속 3실점을 하더니 수원전에서는 5골이나 내줬다. 리그 선두 전북현대가 이번 시즌 리그 18경기 동안 내준 골(11실점)보다 인천이 4경기동안 내준 골이 더 많다. 순위도 꼴찌로 떨어졌다. 전반기 꼴찌였던 대구FC가 최근 4경기에서 승점 7점을 가져간 사이, 인천은 2점을 얻는데 그치며 역전 당했다. 4연패 중인 상주상무 다음으로 후반기 성적이 좋지 않은 팀이 2무 2패의 인천이다.

이번 시즌 인천의 수비는 최근 몇 년간 보여준 모습과 큰 차이가 있다. 인천은 공격이 잘 안돼도 끈질기고 악착 같은 수비로 승점을 얻는 팀이었다. 최근 3년간 득점은 리그 10위-9위-12위 수준이었지만, 최소실점 순위에서는 1위-6위-7위였다. 수비가 강했기 때문에 잔류왕이라는 별명도 얻을 수 있었다.

올해는 다르다. 공격이 잘 풀리는 반면 수비가 완전히 무너졌다. 26골을 넣은 공격력은 리그 4위 수준이다. 무고사와 문선민은 득점 순위 상위권에 올라있다. 유효슈팅은 총 128개를 기록해 1위 전북(146개)의 뒤를 잇고 있다. 문제는 수비다. 벌써 40실점이나 허용했다. 지난 시즌 38경기에서 53실점을 내준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인천은 최근 4경기 동안 동일한 수비라인을 연속적으로 기용한 적이 없다. 매 경기 1~2명씩 바뀌고 있다. 안데르센 감독은 변화를 줘가며 해법을 찾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실점을 내주는 패턴도 비슷하다. 안데르센 감독 말처럼 “골을 너무 쉽게” 내주고 있다.

뒤로 들어오는 상대 공격수를 놓치거나, 걷어내기 실수 등이 계속 실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수원전만 하더라도 선제실점을 할 때 중앙으로 침투하는 유주안을 놓쳤다. 유주안이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가며 방향을 바꾸자 수비수가 그대로 떨어져 나갔다. 수원이 세 번째 골을 넣을 때는 수비라인을 올린 상황에서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공이 상대에게 가며 공격권을 내줬다.

후반에 체력이 떨어지며 집중력이 무너지는 것도 흠이다. 후반기 인천이 내준 14골 중 11골이 후반에 나왔다. 안데르센 감독은 부임 이후 휴식기 동안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진행하고 많이 뛰는 축구로 변화를 꾀했지만, 선수들의 체력이 아직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측면 풀백들이 후반에 뒷공간을 내주는 상황이 너무 많이 나오고 있다.

안데르센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미래를 위해서라도 훨씬 더 많이 수비에 치중하고, 수비력 강화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라며 말했다. 수비력은 쉽게 끌어올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시간을 두고 호흡을 맞추며 발전을 꾀해야 한다. 그런데 인천에겐 시간이 많지 않다. 주말에는 FC서울과의 경기가 있고, 25일에는 포천시민축구단과의 FA컵 경기가 있다. 주중과 주말을 오가는 빡빡한 일정과 더운 날씨 탓에 집중력 있게 훈련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인천은 부노자와 김용환, 최종환 등 주축 수비수들이 부상으로 빠져있다. 이들이 복귀한다면 지금보다는 나아지겠지만 그때까지 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이다. 11위 대구와의 승점 차는 4점이다. 여기서 더 벌어진다면 인천의 생존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