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홈 연패는 없었다. 수원삼성의 왼발잡이들이 위기의 팀을 구했다.

수원은 18일 저녁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핸 K리그 2018’ 18라운드 인천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5-2 대승을 거뒀다. 염기훈이 2골 1도움으로 맹활약을 펼쳤고, 데얀도 교체 투입돼 2골을 넣으며 승리를 도왔다.

고종수, 염기훈, 홍철, 권창훈. 수원은 과거부터 특급 왼발잡이들이 맹활약을 펼치던 팀이었다. 다른 팀에 비해 유독 왼발잡이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경기 막판 인천으로 분위기가 넘어갈뻔한 상황에서 다시 흐름을 돌려놓은 것도 왼발잡이들이었다.

수원은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인천을 불러들였다. 지난 주말 많은 관중이 찾은 경기장에서 전북현대에 0-3으로 패했다. 결과는 물론 내용까지 내준 완패였다. 전북이 선두를 굳히느냐, 수원이 추격에 시동을 거느냐를 두고 관심이 쏠렸지만, 수원이 패하며 전북의 독주가 이어졌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곽광선과 구자룡이 스리백 양쪽을 담당했고, 박형진과 최성근은 좌우 윙백을 맡았다. 신입생 사리치도 처음으로 선발출전했고, 데얀과 바그닝요 대신 유주안과 염기훈이 공격진에 나섰다. 큰 폭의 변화였다.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수원은 전반 11분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갔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유주안이 문전에서 마무리했다. 유주안에서 전달된 크로스는 박형진이 올렸다. 올 시즌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위협적인 킥력을 자랑했던 박형진이 이번에는 정확한 크로스를 선보였다.

전반 막판에는 왼발의 마법사라는 별명을 가진 염기훈이 빛났다. 염기훈은 왼발로 공을 툭툭 치고 들어가다 상대에게 파울을 얻어냈다. 페널티박스 밖 좋은 위치에서 얻은 프리킥에 키커는 염기훈. 염기훈의 왼발을 떠난 공은 수비벽을 지나 골대에 그대로 꽂혔다.

전반 내내 잘 싸우던 수원은 후반 들어 흔들리기 시작했다. 후반 11분 김동민의 중거리 슈팅을 막지 못하며 추격을 허용했고, 후반 22분에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파울을 범하며 무고사에게 페널티킥을 내줬다. 후반 막판 실점하며 승점을 놓쳤던 수원의 고질병이 재발하는가 싶었다.

위기 순간, 이번에도 왼발잡이들이 수원을 구했다. 교체 투입된 바그닝요가 바디 페인팅으로 상대 수비와 대치하는 사이 사리치가 왼쪽 측면으로 돌아들어갔다. 바그닝요가 공을 내주자 사리치는 왼발로 크로스를 올렸고, 반대편에서 들어온 염기훈이 왼발로 마무리하며 한 골을 다시 추가했다. 6분 뒤에도 염기훈의 왼발이 데얀의 득점을 도왔다. 데얀은 후반 추가시간 한 골을 더 넣으며 쐐기를 박아버렸다.

수원이 넣은 5골 중 4골에 왼발잡이들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풀타임 활약한 염기훈은 2골 1도움으로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 서 감독에게 가장 반가운 건 사리치의 활약일 수도 있다. 사리치는 큰 기대를 받고 수원에 입단했다. 그러나 앞선 2경기에서는 후반 교체 투입돼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없었다. 이번엔 달랐다. 84분간 과감한 왼발 슈팅과 넓은 시야, 정확한 패스 등 수원이 원하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수원은 이제 경남 원정을 떠난다. 주말 리그 2위 경남FC와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기세를 몰아 경남을 잡으면 2위 탈환이 가능하다. 신입생 한의권은 수원 공격의 중심으로 활약하고 있고, 데얀도 2골을 넣으며 자신감을 찾았다. 로테이션을 돌렸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력도 여유가 있다. 수원은 기분 좋게 경남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