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선전(중국)] 류청 기자= “아시아 축구가 발전하려면 다 같이 해야 합니다. 한국만 잘해서도 안되고, 일본만 잘해서도 안됩니다. 발전 가능성이 큰 중국이 잘 못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아시아 축구 발전을 오랫동안 꿈꿨던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중국 선전에서 첫 꽃을 피우고 감격했다.

 

차 전 감독은 19일 중국 선전에서 ‘팀차붐플러스 런청 기자회견’을 했다. 차 전 감독은 ‘팀아시아축구연맹(AFC)에 소속된 46개국에서 각 국의 손흥민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팀차붐플러스를 런칭했고, 그 첫 삽을 자신이 20년 전 지휘봉을 잡았던 중국 선전에서 떴다. 팀차붐플러스는 올리브크리에이티브, 중국 CITIC그룹 산하에 있는 중정문체와 함께 하는 프로젝트다.  

 

팀차붐플러스는 유소년 중에서도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손흥민처럼 각 국의 기둥이 될 선수를 키워내려고 한다. 각 나라에 맞는 좋은 시스템을 만들고 교육을 하고 1년에 한 차례 정도는 산하 선수를 유럽으로 데려가 현지 선수들과 경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생각이다. 한국과 중국 선전을 시작으로 이런 교육기관을 아시아 전체에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차 전 감독은 지난해 초등학교 선수를 이끌고 유럽을 찾았을 때 희망을 봤었다고 했다. “어린 친구들은 외국에서 경기를 하나하나 할 때마다 성장하는 게 보여요. 첫 경기와 마지막 경기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이제 그런 기회를 중학생 선수들에게도 줄 수 있다는 게 정말 기쁩니다. 잘 시작하겠습니다.”

#아시아를 향한 첫 발자국  

“은퇴하고 프랑크푸르트에서 코치 제안이 있었어요. 가족들도 다 독일에 머물고 싶어했었고, 저도 흔들렸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제가 한 약속 때문에 돌아오기로 했어요. 저를 환송하기 위한 고연전을 하며 ‘선진 축구를 배워서 한국에도 가르치겠다’고 이야기했었죠. 그 영상이 남아 있는데 지금도 그걸 보면 울컥합니다.”

 

차 전 감독은 은퇴 이후 유소년 발전에 힘썼다. 은퇴 이전부터 차범근 축구상을 수여했고 지난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유소년 축구교실이 거의 전무 하다시피 할 때 서울에 차범근축구교실을 열어 축구 저변을 넓히고 좋은 선수를 키워냈다. 초기에는 수업료도 받지 않고 직접 가르치기도 했었다. 이제 차범근축구교실은 전국적인 체인을 갖춘 축구교실의 대명사다.

 

21세기 아시아최고선수로 꼽힌 차 전 감독은 이런 교육기관을 아시아 전역으로 넓히고 싶어했다. 일종의 사명감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서도 저를 아시아축구 영웅이라고 하는데 저는 뭘 해야 하나 생각했어요”라며 “아시아 축구가 발전하려면 다 같이 해야 합니다. 한국만 잘해서도 안되고, 일본만 잘해서도 안됩니다. 가능성이 큰 중국이 못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어요”라고 했다.

#선전과 20년 인연, 차붐을 움직이다

팀차붐플러스를 중국 선전에서 런칭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올리브크리에이티브는 중증문체와 유소년 축구 발전을 위한 일을 해보자고 손을 맞잡았었다. 하지만, 차 전 감독은 처음에 올리브크리에이티브가 중국에서 일을 시작하자고 했을 때 거절했었다. 처음에는 선전이라는 지역명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저 중국이라고 들어서 승낙하기 어려웠습니다. 중국에서 일을 한다면 두 지역은 괜찮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어요. 제가 1998년 지휘봉을 잡았던 선전과 누가 봐도 우리와 연관이 큰 연변은 가능하다고 생각했었죠. 선전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일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선전은 제게 특별한 곳입니다.”

 

차 전 감독은 ‘1998 프랑스 월드컵’ 대회 도중에 경질 당한 후 중국으로 와 선전핑안을 지도했었다. 차 전 감독은 “당시에 마음이 좋지 않아서 머리를 식히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막상 와보니 선수들이 심성이 착하더라고요. 개인 사정이 있어서 1년 반밖에 있지 못했지만 팬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때 떠나면서 다른 것은 몰라도 선전에 꼭 축구교실은 세워주겠다고 생각했었어요. 20년만에 이렇게 약속을 지키게 됐습니다.”

 

#데이터로 특별하게, 다양해서 즐겁게

차 전 감독은 팀차붐플러스를 특별하게 운영하려고 한다. 좋은 지도자를 초빙해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아이들 데이터를 축적해 좋은 선수를 길러내는데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엘리트 선수를 키우는 데만 집중하지 않고 즐겁게 축구 할 수 있는 환경도 갖출 생각이다. 차 전 감독은 “독일축구협회는 아이들을 축구로 끌어들이기 위해 축구센터에 영화관, 도서관 등을 갖췄다. 축구센터에서 다른 활동을 하다가 축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라고 설명했었다. 차 전 감독은 “일단 어린이들이 축구를 좋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차 전 감독은 아시아를 향한 첫 발을 내디뎠다. 한국과 중국을 넘어 아시아 축구를 발전시키고 싶다는 바람이 현실이 되기 시작했다. 그는 2030년에 아시아 지역에서 다시 월드컵이 열리길 희망하며 자신이 그 때까지 아시아 지역에서 좋은 선수를 많이 길러내길 바란다.

 

사진= 스포츠공감,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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