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새로운 감독이 부임하면 모든 클럽은 변화에 직면한다. 새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로 팀 컬러가 바뀌고, 선수단도 감독 입맛에 맞게 꾸려진다. 새 감독 입장에서 자신이 잘 아는 선수들을 불러모으는 건 당연한 선택이다. 첼시의 새 사령탑 마우리치오 사리도 왕년의 제자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실망스러운 2017/2018시즌을 보낸 첼시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작별하고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를 이끌던 사리 감독을 선임했다. 콘테 감독은 부임 첫 시즌 EPL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시즌에는 첼시를 FA컵 정상에 올려놨다. 그러나 선수단 관리와 구단과의 관계에서 문제를 보였고 결국 경질됐다.

첼시의 다음 선택도 이탈리아 출신 지도자 사리였다. 사리 감독은 나폴리를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가장 공격적인 팀으로 바꿔 놓은 감독이다. 전임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 체제와 비교해 사리 감독의 나폴리는 더 많은 골을 넣고 더 적은 실점을 내줬다. 사리 감독과 함께한 3년 동안 나폴리는 확실한 상위권 팀으로 자리잡았다.

콘테 감독이 스리백을 중심으로 수비가 단단한 축구를 구사했다면, 사리 감독은 4-3-3 포메이션 기반의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한다. 감독이 바뀌었고, 추구하는 축구의 색깔이 달라졌기 때문에 선수단 변화도 불가피했다. 사리 감독은 나폴리에서 동고동락한 조르지뉴를 부임 후 첫 영입으로 데려왔다.

조르지뉴는 사리 감독과 나폴리에서 3년을 함께 했다. 베니테즈 감독 체제에서 많은 기회를 받지 못한 조르지뉴는 사리 감독 부임 이후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2015/2016시즌 38경기 출전을 시작으로 3년간 108경기를 뛰었다. 조르지뉴는 나폴리 축구의 핵심이었다. 모든 공이 조르지뉴를 거쳐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리 감독의 축구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다. 사리 감독 역시 조르지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사리 감독의 두 번째 영입도 옛 제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유벤투스의 센터백 다니엘레 루가니가 첼시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밀라노로 넘어가 유벤투스 관계자와 만났고, 루가니 영입을 위한 대화를 나눴다.

루가니 역시 사리 감독과 인연이 있다. 이탈리아 각급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친 루가니는 2013년 엠폴리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루가니를 프로에 데뷔시킨 사람이 바로 사리 감독이다. 사리 감독 밑에서 루가니는 기량이 만개했다. 2013/2014시즌에는 팀 승격을 이끌며 세리에B 최고 선수에 뽑혔고, 승격 이후에도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2014/2015 세리에A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사리 감독은 공격진에도 애제자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주인공은 유벤투스 스트라이커 곤살로 이과인이다. 첼시는 루가니와 이과인을 동시에 영입하길 원하고 있다. 이과인은 나폴리에서 사리 감독과 함께한 적이 있다. 이과인은 2013/2014시즌부터 나폴리에서 뛰었고, 사리 감독은 2015/2016시즌부터 나폴리를 맡았다.

비록 둘이 함께 지낸 시간은 한 시즌뿐이었지만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이과인은 컵대회 포함 42경기에 출전해 38골을 넣으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이과인이 나폴리와의 재계약을 거부하며 유벤투스로 떠나긴 했지만, 둘의 관계는 나쁘지 않다. 이과인은 나폴리 시절 사리 감독을 아버지처럼 따랐고, 유벤투스 이적 후에도 나폴리와 경기할 때마다 사리 감독과 반갑게 인사했다.

조르지뉴를 영입한 첼시가 루가니와 이과인까지 영입한다면 사리 감독은 천군만마를 얻게 된다. 자신의 축구를 잘 아는 선수들을 곳곳에 배치해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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