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권창훈이 프랑스리그앙에서 시즌 10호 골을 터뜨렸다. 역대 한국 대표팀을 통틀어 가장 유럽 무대에서 검증된 공격진을 구성해 월드컵에 나갈 수 있게 됐다. 

권창훈은 7일(한국시간) 소속팀 디종의 홈 구장 스타드 가스통제라르에서 열린 '2017/2018 리그앙' 36라운드 갱강 경기에 선발 출장해 3-1 승리를 이끄는 선제골을 터뜨렸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온 권창훈은 자신의 가장 큰 임무인 득점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최근 득점력이 돋보이는 권창훈은 시즌 10호 골을 넣었다. 권창훈은 지난해 11월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주목 받았다가 한때 주전 자리가 불확실해지는 등 과도기를 겪었다. 4월 1일 올랭피크마르세유를 상대로 약 50일 만의 골을 터뜨린 권창훈은 이때부터 약 1개월 동안 4골을 몰아쳤다.

권창훈은 최전방 공격수보다 골을 넣기 힘든 2선에서 주로 활약해 왔고, 뛰는 무대는 유럽 ‘5대 빅 리그’로 분류되는 프랑스 1부다. 그만큼 달성하기 힘든 성과다. 권창훈은 역대 한국인 4번째로 5대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차범근, 박주영, 손흥민에 이은 기록이다. 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은 권창훈과 같은 윙어 포지션에서 뛰면서 리그 10골을 한 번도 기록한 적이 없다. 그 정도로 쉽지 않은 기록이다.

한국은 ‘2018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두 명이 빅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한 가운데 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손흥민이 토트넘홋스퍼 소속으로 현재 12골을 넣었다. 역대 한국 선수가 월드컵 직전 시즌에 유럽에서 10골을 넘긴 건 ‘1986 멕시코월드컵’의 차범근(분데스리가 17골), ‘2014 브라질월드컵’의 손흥민(분데스리가 11골) 둘뿐이었다. 두 명이 동시에 10골을 넘긴 건 이번이 최초다.

손흥민과 권창훈은 지난해 11월 이후 한국의 주력 전술로 자리 잡은 4-4-2 포메이션에서 핵심 역할을 해 왔다. 손흥민은 투톱 중 프리롤로 움직이는 역할이다. 권창훈은 수비할 때는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처럼, 공격할 때는 중앙으로 이동하며 플레이메이커처럼 활약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았다.

마침 이번 월드컵은 유럽에서 열린다. 월드컵이 열리는 대륙에서 가장 검증된 공격진으로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현재까지 유럽 5대 리그에서 두 자릿수 득점한 선수가 2명 이상인 대표팀은 한국을 포함해 13개국에 불과하다.

권창훈이 공격수로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손흥민의 파트너로 기용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원래 중앙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는 권창훈을 전방에 배치하면 역습을 할 때 적은 숫자로도 더 다양한 공격 루트를 만들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해 EAFF E-1챔피언십에서 권창훈과 비슷한 스타일의 이재성을 섀도 스트라이커처럼 배치해 4-4-1-1 포메이션을 시험했고, 좋은 공격력을 확인한 바 있다. 권창훈 대신 더 수비적인 미드필더를 투입해 수비력을 강화할 수도 있다. 권창훈의 활약은 대표팀의 전술 옵션을 늘려준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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