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어린이날 벌어진 슈퍼매치는 화끈했지만, 그 한 경기로는 누구도 안도할 수는 없다. 성적과 인기를 다시 끌어올리길 바라는 FC서울도, 관중 증대를 갈망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도 마찬가지다.

 

서울과 수원삼성이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 85번째 슈퍼매치는 흥행했다. 관중 36,788명 앞에서 수준 높은 경기를 펼쳤고 서울이 2-1로 이겼다. 경기 내용도 지난 첫 슈퍼매치와는 달랐고 관중 호응도 더 좋았다. 어린이날을 맞아 경기장을 찾은 어린이와 부모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경기였다.

 

경기는 성공적으로 끝났으나 이것 만으로 안심할 수는 없다. 서울은 여전히 9위다. 서울은 올 시즌 연승이 없다. 다음 라운드 강원FC 원정에서 지면 다시 분위기는 황선홍 전 감독이 이끌던 때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다. 서울은 강원을 잡아야 중위권으로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이다.

 

“승리는 기쁘지만 오늘만 기뻐하겠다.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이을용 감독대행은 이를 잘 안다. 뜨거운 환호는 연속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 경기로는 무엇도 바꿀 수 없다. 흐름을 좋게 가져가야 성적도 오르고 관중도 더 많이 모을 수 있다. 남은 2경기를 모두 잡아야 기대감을 주고 ‘2018 러시아 월드컵’ 휴식기에 돌입할 수 있다. 시간을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승점이 필요하다.

 

“솔직히 K리그는 슈퍼매치에 많은 것을 원하고 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이 슈퍼매치 전 기자회견에서 한 이야기는 엄살이 아닌 현실이다. K리그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슈퍼매치에 너무 많은 짐을 지우고 있다. 슈퍼매치가 대표 상품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각 팀이 지닌 사정이 있다. 지난 4월 5일한 경기가 그랬다. 두 팀 모두 조심스러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흥행이 성적보다 중요하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팀을 운영하라고 누구도 말할 수는 없다.

 

이번 슈퍼매치가 리그 흥행에 어느 정도 불을 댕길 수는 있다. 하지만 불이 옮겨 붙어서 활활 타오르려면 한 경기 흥행만으로는 부족하다. 다른 팀들도 경기 수준을 높이고 관중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마케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팬을 불러모을 수 있는 구조적인 정비에 힘써야 한다.

 

반짝임은 누구나 한 번쯤은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축구계에서 명멸한 수많은 ‘천재’와 수많은 ‘명승부’를 봤다. 순간은 아무것도 바꿀 수는 없다. 지속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흥행한 슈퍼매치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면 개선이 필요한 다른 부분을 가릴 수도 있다. 슈퍼매치 흥행은 최종 목표가 아니라 과정 하나에 불과하다.

 

냉정하게 다음 걸음을 준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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