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구리] 류청 기자= “모두 모아 놓고 상황이 안 좋으니 나쁜 이야기나 행동은 자제하고 배려하고 합심해서 극복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고, 성적이 좋지 않으면 잡음이 나온다.

 

황선홍 FC서울 감독은 19일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한 대구FC 대비 기자회견에서 박주영에 관한 질문을 받아야 했다. 박주영이 주중에 자신의 SNS 계정에 “2년 동안 변한 게 없어서 미안하다”라와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팬들은 이 글의 해석을 두고 의견이 갈렸었고, 박주영이 게시물을 하나 더 올리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황 감독은 박주영과 개인적으로 미팅을 하지는 않았지만 선수단을 모아 놓고 분명하게 “이런 메시지를 올리지 말아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적인 의견도 좋고 소통도 좋다. 다만 팀에 힘이 되는 메시지였으면 한다”라며 “시즌 초반에 한 이야기를 다시 했다. 상황이 안 좋으니 나쁜 이야기나 행동은 자제해달라고 했다”라고 했다. 계속된 질문에 황 감독은 “분명히 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했다”라며 “다음에 이런 일이 불거진다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황 감독은 박주영에 관련된 억측(일부러 기회를 주지 않는다, 불화가 있다 등)에 “박주영은 2경기 베스트로 나갔고 강원전에서 발목 부상으로 컨디션이 떨어져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우리 팀에는 주전, 비주전이 없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나간다”라고 해명했다. 일부 팬들은 박주영이 R리그에 출전한 게 불화 혹은 배제의 증거라고 말하기도 했었다.

 

이번 일은 일반적이지 않다. 팀 구조상 좀처럼 안에서 벌어진 일이 수면 위로 떠올라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이 생활하고 출전 선수 숫자는 정해져 있는 팀에서 갈등은 숙명이다. 다만 팀이 잘 나갈 때는 이런 일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부정적인 발언을 하더라도 팀 내에서나 팬들로부터 지지를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성적이 좋지 않은 팀에 잡음이 많은 이유도 여기 있다. 잡음이 많아 성적이 좋지 않을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볼 수는 없다. 주축 선수로서 책임감도 느꼈을 것이다. 팀 성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슈가 불거져 나왔다. 팀에 관한 애정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다.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가지고 있다. 그걸 팀 내적으로 활용해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

 

황 감독도 왜 팬이 던진 화살이 자신을 향하는지 알고 있다. 황 감독은 “내가 원하는 선수는 다 영입했다”면서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서울은 7라운드 현재 1승 3무 3패로 10위에 머물고 있다. 성적뿐 아니라 경기력도 인상적이지 않아. 황 감독이 시즌 전 말한 “상대를 급하게 만들 수 있는 빠른 축구”도 아직은 말뿐이다. 리더가 자신이 한 말을 지키지 못하면 리더십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구전을 마지막 경기로 생각하겠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박주영과 관련된 일이 불거진 상황에서 대구를 홈에서 잡지 못하면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황 감독이 박주영이 개인적인 이야기를 한 게 “문제없다”라고 해서 해결될 상황은 아니다. 결국 비난에는 승점 3점으로 답해야 한다.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그런 것들을 슬기롭게 넘겨야 발전할 수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현 시점의 본분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대구전에 최선을 다하겠다. 혼신의 힘을 다해서 한 시간 일분 일초까지도 최선을 다하겠다. 현실에 충실하겠다.”

 

불화나 의견충돌은 언제나 있었다. 다만 이를 극복한 팀과 리더가 있고 그렇지 못한 팀과 리더가 있을 뿐이다. 황 감독은 대구전에서 자신이 말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 결국 책임은 감독이 져야 한다. 

 

사진=FC서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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