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안전하게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방으로) 공격적으로 공을 보내고 힘 싸움을 하는 것도 (공격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황선홍 FC서울 감독은 유려한 축구가 아닌 투박한 축구로 첫 승을 얻었다.

 

서울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포항스틸러스와 한 ‘KEB 하나은행 K리그1 2018’ 6라운드 경기에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전반 8분만에 김승대에 골을 내줬으나 고요한이 전반과 후반에 각각 1골씩 넣으며 역전승을 차지했다. 서울은 이날 악착 같은 모습과 함께 예전과 다른 방식으로 승리를 얻었다.

 

“견고하지만 날카롭지 않다.”

 

서울과 만났던 한 팀 감독은 서울 미드필더진을 이렇게 표현했었다. 신진호, 정현철, 김성준으로 이어지는 미드필더 라인이 별다른 실수를 하지는 않지만 상대 수비를 어렵게 만들지도 못 한다는 이야기였다. 서울이 지닌 가장 큰 문제가 여기 있었다. 황 감독은 “빠른 축구로 상대 수비를 급하게 만들겠다”라고 선언했었지만, 서울은 그런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이날은 달랐다. 서울은 확률은 낮지만 도전적인 패스를 많이 했다. 짧은 패스만 한 게 아니라 좀처럼 많이 쓰지 않았던 롱패스도 했다. 전방에 있는 안델손과 에반드로를 향해 긴 패스가 계속 이어졌다. 공을 따내지 못할 때도 있었지만 수비와 경합한 후에 공을 탈취해 좋은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전반 32분, 동점골을 넣을 때도 그랬다. 오른쪽 측면으로 긴 패스를 넣었고 안델손이 수비수 권완규와 경합하다 공을 빼앗아 크로스를 올린 게 골이 됐다. 서울은 적극적인 압박과 의욕적인 롱패스를 섞어 상대 수비를 괴롭혔다. 포항 수비는 시간이 갈수록 공을 내주며 스스로 위기를 맞았다. 서울이 그린 그림대로 된 것이다.

 

“안전한 패스보다는 상황에 따라서는 우리가 공을 차지할 확률이 50대50이라도 앞으로 가는 패스를 하라고 했다.” (황선홍 감독)

 

“오늘 우리가 공을 획득할 가능성이 50대50이라도 전진패스를 과감하게 하자고 한 것이 맞아떨어진 것 같다.” (정현철)

 

황 감독은 자신들이 즐기던 짧은 패스가 점유율만 높일 뿐 분위기는 가져오지 못하자 다른 방식으로 경기를 풀려고 했다. 선수들도 황 감독이 지시하는 바를 정확하게 알고 거세가 상대에게 달려 들어 성과를 냈다. 서울은 이날 매끄러운 패스보다는 거친 패스로 기회를 만들어 슈팅을 날렸다. 서울은 슈팅 15개(유효슈팅 9개)를 기록했다. 포항은 슈팅 10개(유효슈팅 6개)를 했다.

 

서울이 이 기세를 얼마나 이어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음 상대는 먼저 분위기 반전을 이룬 울산현대다. 서울이 자신들의 방식을 지키는 것보다 모험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게 중요하다. 서울은 돌파구를 찾았다. 이제 이곳을 좀 더 정교하게 파고들어야 한다. 숙제를 풀면 분위기를 바꿀 가능성도 커진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