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아들도 얻고 골도 넣고 금상첨화죠”
고요한(30, FC서울)은 11일 밤 한국에서 가장 기분 좋은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고요한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포항스틸러스와 한 ‘KEB 하나은행 K리그1 2018’ 6라운드 경기에서 2골을 넣어 역전승을 이끌었다. 고요한은 시즌 첫 골을 터뜨리며 팀 첫 승을 견인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후 “팀 첫 승을 내가 가져올 수 있어서 감사하다”라고 했다.
두 골이 전부가 아니다. 고요한은 골을 넣고 공을 유니폼 안에 집어 넣는 골 뒷풀이를 했다. 아이를 가졌을 때 하는 행동이었다. 고요한은 “5개월 만에 와이프가 임신한 것을 알았어요. 첫 째 아이 모유수유 기간이었기에 와이프도 ‘소화불량 이겠지’라며 큰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병원에 가니 애를 다 키워 왔다고 하더라고요”라며 웃었다.
고요한은 두 번째 아이를 임신하고 골을 꼭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오늘 분위기가 공격 가담을 하면 골을 넣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골대 근처에서 활동한 게 주효한 것 같습니다”라며 “아들도 얻고 골도 넣고 팀도 이길 수 있어서 금상첨화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10대에 프로에 데뷔한 고요한은 2015년에 결혼을 했고, 지난 2016년에 첫 딸(고결)을 낳았다. 고요한은 팔에 딸 손바닥 모양으로 문신을 할 정도로 ‘딸 바보’다. 고요한은 둘째를 태중에 갖자 더 책임감을 느꼈고 그것을 그라운드에서 풀어냈다. 고요한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승리를 거두길 바랐다.
“수원 경기 때는 점유율은 높았지만 공격적인 축구를 못했어요. 오늘은 2~3번 전방으로 패스 나갈 것을 5번 정도 나가게 하자고 말하고 경기를 했습니다. 공을 차지할 확률이 50대50이라도 앞으로 붙여주자고 했었어요. 앞으로도 이렇게 공격적으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고요한은 지난 1월 스페인 전지훈련에서 ‘풋볼리스트’와 만나 2018년에는 세 가지 소원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었다. 그는 팀 우승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2018 러시아 월드컵’ 출전 그리고 부상 없는 시즌을 바랐었다. 고요한은 조금 늦었지만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이제 흐름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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