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대한민국은 폴란드 전을 통해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독일 상대로 극단적인 수비 축구를 했을 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시험을 해 봤다. 오히려 더 적극적인 경기를 할 때 효과가 있었다.

28일(한국시간) 폴란드 호주프에 위치한 실롱스키 경기장에서 친선경기를 가진 한국은 폴란드에 2-3으로 패배했다. 전반 32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전반 45분 카밀 그로시츠키에게 골을 내줬다. 한국은 후반전에 주도권을 회복했고 교체 투입된 미드필더 이창민이 후반 41분 만회골을, 1분 뒤 황희찬이 동점골을 넣었다. 후반 추가시간 피오트르 지엘린스키에게 중거리슛 결승골을 내줬다.

두 팀의 경기 운영 방식에는 차이가 있었다. 폴란드는 주전 멤버들을 활용해 전반전 45분 동안 3-4-3 포메이션을 시험했고, 후반전에 선수를 대거 교체했다. 한국은 새로운 5-4-1 포메이션을 초반 30여 분동안 시험한 다음 전반 38분 센터백 김민재 대신 공격수 황희찬을 투입해 포메이션을 4-4-2로 바꿨다. 후반 18분 이재성을 빼고 김신욱을 투입하며 손흥민을 2선에 배치하는 실험을 했다.

두 팀이 모두 최상의 멤버로 부딪친 건 전반전 동안이었다. 이 진검 승부에서는 한국이 패배했다. 특히 한국이 시도한 수비 축구가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한국은 중앙 수비수로 김민재, 장현수, 홍정호를 모두 투입하는 스리백을 썼다. 좌우 윙백 이용과 박주호가 공격보다 수비에 더 집중하면서 사실상 파이브백이었다. 그러나 수비 강화 효과가 미비했다. 폴란드가 좌우에서 위협적인 크로스를 올릴 때 제대로 차단하지 못했다.

한국의 파이브백이 잘 작동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압박의 부재였다. 한국은 뒤로 내려가 지키는 수비를 주로 시도했고, 폴란드 미드필더들이 공을 잡았을 때 압박하려는 시도가 적었다. 최근 스리백을 쓰는 팀들은 후방에 수비가 많다는 점을 믿고 과감하게 압박을 하는 추세다. 미드필더 한 명이 앞으로 나가더라도 스리백 중 한 명이 전진하면서 틈을 메우거나, 공수 간격을 좁게 유지하면서 위험부담을 줄이면 된다.

한국은 압박하는 축구를 할 때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팀이다. 상대의 공을 덮쳐 빼앗을 때 득점 기회가 생긴다. 4-4-2 포메이션을 쓸 때의 장점도 균일한 공수 간격 유지를 바탕으로 압박이 잘 된다는 점이었다. 스리백을 쓰더라도 더 압박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술의 잠재력을 극대화하지 못했다.

파이브백은 제공권 문제를 드러냈다. 파이브백은 어느 정도 상대의 크로스를 감수해야 한다. 문전에 수비 숫자를 늘린 만큼 다른 지역에선 선수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상대가 어느 정도 좋은 크로스와 패스를 투입하더라도 문전에서 막아내야 하는 포메이션이다. 그러나 한국의 제공권은 레반도프스키의 절묘한 움직임과 높이를 막지 못했다.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서 제공권에 우위를 점할 수 없다면 파이브백으로 안정적인 수비는 어렵다.

한국이 포백으로 돌아간 뒤 두 팀의 점수는 2-2였다고 볼 수 있다. 후반전 들어 경기 흐름이 어지러워지긴 했지만, 큰 틀에서 한국의 경기력은 나아졌다. 한국은 포백으로 돌아간 뒤 공수 간격 유지가 잘 되지 않아 추가 실점을 했다. 후반전에는 점 더 적극적인 압박으로 이득을 봤다. 역시 압박이 더 낫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창민의 중거리 슛, 손흥민이 최전방을 떠나 2선에서 상대를 흔드는 공격 패턴 모두 한 번씩 효과를 봤다. 월드컵 본선에서 플랜 B로 쓸 수 있는 공격 방식이다.

한국이 4-4-2로 돌아간 뒤 대형 유지가 잘 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웠다. 한국이 4-4-2를 도입했을 때 가장 큰 장점은 공수 간격을 매우 좁게 유지하면서 상대가 공략할 틈을 주지 않고, 이를 통해 실점 위기를 줄이고 득점 기회를 늘려가는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24일 북아일랜드전에 이어 이번 원정 2연전에서는 대형을 잘 유지하기보다 여러 선수들이 프리롤로 움직이는 장면이 더 많았다. 여기서 여러 문제가 파생됐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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