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폴란드를 상대로 수비진의 개인 역량과 조직력을 가다듬어야 한다.

28일(한국시간) 오전 3시 45분 폴란드 호주프에서 시작하는 한국과 폴란드의 평가전은 공격보다 수비에 많은 관심이 모인다. 한국은 24일 북아일랜드와 가진 경기에서 1-2로 패배했다. 북아일랜드는 수비가 강하고 공격이 약한 팀이었다. 경기 점유와 공격 전개는 괜찮았던 반면 순간적인 수비 실수로 두 골을 내준 점이 도마에 올랐다.

폴란드는 세계 최고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있는 팀이다. 한국전에서 레반도프스키가 선발로 뛸 가능성이 높다. ‘북아일랜드 공격수들을 상대로도 이기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 한국 수비수들이 평가를 뒤집을 기회일 수도, 한계를 노출할 위기일 수도 있다.

한국 수비는 피치 못할 변화를 맞이했다. 레프트백 김진수가 북아일랜드전에서 당한 무릎 부상으로 조기 귀국한다. 현재 멤버 중 레프트백은 김민우만 남아 있다. 미드필더로 선발한 박주호 역시 원래 포지션인 레프트백으로 뛸 수 있다. 두 선수가 번갈아 폴란드전을 소화할 가능성이 높다.

왼쪽이 주 포지션인 선수가 한 명도 남지 않았다는 점은 한국 수비의 문제가 될 수 있다. 김민우도 작년 소속팀 수원삼성과 올해 상주상무에서 측면 미드필더, 측면 공격수를 더 많이 소화한 멀티 플레이어다. 대표팀에서도 왼쪽 미드필더로 활약한 경험이 있다.

박주호는 경력 대부분을 레프트백으로 보냈으나 현재 울산현대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아일랜드전도 기성용의 파트너로서 미드필더 역할을 했다. 현재 대표팀에 전문 레프트백은 없다.

두 선수 모두 컨디션이 떨어져 있다는 점을 고려해 경기력을 평가해야 한다. 김민우는 올해 입대했기 때문에 군사훈련 여파로 제대로 체력훈련을 하지 못했다. 신 감독의 두터운 신임 속에서 대표팀에 선발은 됐지만 완전한 컨디션이 아니다. 박주호는 지난해 보루시아도르트문트에서 출장 기회가 부족했고, 올해 울산에서 다시 경기감각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중앙 수비는 홍정호의 출장이 유력하다. ‘2012 런던올림픽’ 세대 중 가장 뛰어난 재목이었던 홍정호는 대표팀에서도 오랫동안 붙박이 멤버였으나 지난해 중국 장쑤쑤닝에서 선수 명단에 들지 못하며 반년 동안 공식경기 경험이 끊겼다. 올해 전북현대로 이적한 뒤 빠르게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신 감독이 월드컵 본선을 앞둔 마지막 테스트 기회에 홍정호를 택한 건 그만큼 원래 기량을 신뢰한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홍정호는 김민재, 장현수 중 어느 쪽과도 좋은 짝을 이룰 수 있다. 홍정호와 김민재의 조합은 전북에서 매주 호흡을 맞추며 서로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홍정호와 장현수는 두 선수의 성향을 생각할 때 더 나은 조합이 될 수 있다. 현재 대표팀 센터백 중 라인 지휘 능력과 리더십이 가장 나은 건 장현수다. 홍정호는 여러모로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지만 리더십과는 거리가 있다. 조합을 생각한다면 장현수의 짝으로 홍정호를 배치해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맺는 것도 가능하다.

스리백을 시험해보는 것 역시 대안으로 제시된다. 신 감독은 폴란드전을 앞두고 수비 전술 변화 가능성을 거론했다. 한때 스리백은 상대가 원톱이거나 스리톱일 때 쓰면 안 되는 수비 전술처럼 치부됐지만 최근 세계축구의 흐름은 달라졌다. 우리 수비진에 선수가 너무 많아 낭비 현상이 생길 것 같으면, 수비수 중 한 명이 유동적으로 전진하며 상대 압박에 동참하면 된다. 김민재, 홍정호, 장현수는 각각 다른 방식으로 전진 수비와 빌드업이 가능한 선수들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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