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손흥민은 최전방뿐 아니라 2선에서도 한국 공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수비 문제가 부산물처럼 따라왔다.

28일(한국시간) 폴란드 호주프에 위치한 실롱스키 경기장에서 친선경기를 가진 한국은 폴란드에 2-3으로 패배했다. 폴란드가 먼저 전반 32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전반 45분 카밀 그로시츠키의 연속골로 앞서갔다. 후반 막판 한국이 반격했다. 후반 41분 이창민이 만회골을, 1분 뒤 황희찬이 동점골을 넣었다. 후반 추가시간 피오트르 지엘린스키가 결승골을 터뜨렸다.

한국 득점은 투톱이 김신욱과 황희찬일 때 나왔다. 이때 손흥민은 일종의 프리롤 공격수로서 2선을 돌아다니며 활동하고 있었다.

두 골 모두 손흥민을 거쳐 나왔다. 손흥민이 공을 쥐고 있다가 내줬고, 이창민이 중거리 슛으로 마무리했다. 두 번째 골 장면에서는 손흥민의 좋은 스루패스가 박주호에게 이어졌고, 박주호가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동안 손흥민의 최전방 기용을 전제로 활용법을 모색해 온 대표팀이 새로운 가능성을 본 부분이다. 손흥민은 지난해 11월 대표팀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이후 최전방에 기용돼 왔다. 4-4-2 포메이션에서 최전방에 손흥민을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전술로 간주됐다. 파트너 공격수를 황희찬, 김신욱, 이근호 중 정하는 것 정도가 관건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평가전 명단을 소집할 때부터 “손흥민을 측면에 배치할지, 최전방에 배치할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폴란드전 후반 18분 왼쪽 미드필더 이재성을 빼고 공격수 김신욱을 투입하면서 손흥민을 2선으로 옮겼다. 그 뒤 두 골이 나왔다.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홋스퍼에서도 한때 동료가 만들어 준 결정적 기회를 마무리하는 선수에 그쳤다. 최근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 온 결과, 이번 시즌에는 스스로 동료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는 역량까지 탑재했다. 제한적이긴 하지만 플레이메이커처럼 보이는 장면들도 있다. 폴란드전을 통해 손흥민의 발전한 모습이 발현됐다.

다만 손흥민의 2선 배치를 ‘2018 러시아우러드컵’ 본선에서 오래 쓰긴 힘들다는 점도 확인했다. 손흥민은 기본적으로 미드필더가 아니라 공격 자원이다. 수비 가담이 늦고, 뒤로 물러나 수비 대형을 만드는 플레이는 특히 약하다. 손흥민을 왼쪽 미드필더로 놓고 90분 내내 4-4-2 대형을 유지하는 건 불가능하다. 경기 양상이 혼탁해져 양팀 모두 포메이션이 붕괴됐을 때처럼 특수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무기에 가깝다.

폴란드전에서도 손흥민을 중심으로 공격이 잘 돌아가는 동안 한국 수비 역시 문제를 드러냈고, 결국 결승골을 내줬다. 손흥민을 2선에 더 오래 기용하고 싶다면 수비를 보완할 방법도 마련해야 한다.

한국의 두 골 모두 폴란드가 큰 폭으로 교체를 한 뒤 나왔다는 점 역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한국은 총 5장의 교체 카드를 썼고, 그중 김신욱과 황희찬 등은 후보라기보다 주전 경쟁 중인 선수들이었다. 반면 폴란드는 6명을 빼며 더 큰 폭으로 선수 구성을 바꿨고 2진급 선수를 투입한 비중도 높았다. 정상적인 폴란드 전력을 상대로 두 골을 넣은 게 아니라는 걸 유념할 필요가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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