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역할 분담과 기능 분담이 확실하지 않은 미드필더 조합으로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까?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한국시각으로 28일 새벽 폴란드 실롱스키 스타디온에서 폴란드와 한 친선전에서 2-3으로 패했다. 전반에 2골을 내주고 후반에 이창민과 황희찬이 연속골을 넣었으나 결국 후반 막판에 피오트르 지엘린스키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졌다. 한국은 지난 북아일랜드 경기에 이어 연패를 당했다.

 

신 감독은 3백 카드를 들고나왔으나 1골을 허용한 뒤 38분만에 4백으로 바꾸기도 했다. 이후에 다시 1골을 내주며 전반을 마쳤다. 후반 중반 이후에는 경기를 흔들며 2골을 만회하기도 했으나 전체적으로 정연한 경기를 하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좋지 않았고 경기를 조율할 중원 조합이 다시 한 번 아쉬움을 노출했다.

 

대표팀이 쓴 3-4-3 포메이션과 4-4-2 포메이션 모두 중앙 미드필더는 2명이었다. 신 감독은 기성용과 정우영을 함께 썼다. 두 선수 모두 전체적으로 고른 능력을 갖춘 선수다. 미드필더 2명을 수비형과 공격형으로 나누지 않고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역할을 분담하도록 한 것이다. 많은 나라들도 이 방식을 쓴다.

 

두 선수는 공격을 전개할 때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정확한 패스를 앞세워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정우영은 전반 12분 침투하는 이재성에게 정확한 패스를 넣어 슈팅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기성용도 시종일관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문제는 수비할 때 나왔다. 한국은 전반에 좁은 지역에서 공을 많이 잃었는데 거의 모두 위험한 상황을 맞았다. 크로스도 많이 허용했다. 중원에서 수비를 조율하거나 수비적인 역할을 주로 맡을 선수가 아쉬웠다. 한국은 전체적으로 대형이 흐트러지는 단점을 노출했는데 중원에서 이를 잘 제어할 이도 없었다.

 

이론적으로는 경기를 잘 제어하고 상황을 통제하면 수비적인 역할을 맡는 미드필더가 없어도 경기를 잘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FC바르셀로나처럼 공을 점유하며 경기하는 팀이 아니다. 게다가 월드컵 본선에서 계속해서 상대 공격을 막아야 한다. 측면은 어느 정도 내줘도 실점을 피할 수 있지만 중앙을 내주면 실점할 가능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지엘린스키에게 결승골을 내줄 때도 정우영이 넘어져 있다가 압박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만큼 중앙 미드필더 수비력은 중요하다.

 

신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를 모두 공수에 걸쳐 고른 능력을 지닌 선수로 꾸렸다. 앞서 한 북아일랜드 경기에서도 기성용과 박주호를 중앙에 서왔다. 이런 조합은 한국이 월드컵에서 처할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최철순을 중앙으로 끌어 올려 맨투맨 수비를 시키는 방안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수비진 조율과 수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를 확실히 두면 안정적인 경기를 할 가능성도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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