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일본을 대표하는 수비수 나가토모 유토(32)가 ‘2018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원래 기량을 되찾아가고 있다.

나가토모는 1월 이적시장 막판에 인테르밀란에서 갈라타사라이로 임대 이적했다. 일본과 이탈리아 리그에서만 뛰어 온 나가토모가 32세 나이에 감행한 세 번째 리그에 도전이었다. 인테르에서 1월 말까지 경기를 뛰고 터키 이스탄불로 향했다.

이적 직후인 2월 5일(한국시간) 바로 선발 투입된 나가토모는 수페르리가(정규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곧 주전으로 정착했다. 이후 열린 갈라타사라이의 7차례 정규리그 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뛰었고, 컵대회도 한 경기 소화했다. 적응기가 필요 없었다.

카라뷔크스포르, 콘야스포르를 상대할 때는 각각 도움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12일 열린 코냐스포르전은 갈라타사라이가 골운이 따르지 않아 경기 내내 고전했으나 후반 41분 나가토모의 크로스를 시난 귀뮈쉬가 마무리하며 겨우 2-1 역전승을 거둔 경기였다. 나가토모는 최근 3시즌 반 동안 정규리그 공격 포인트를 한 개도 올리지 못했다.

나가토모가 터키에 눌러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갈라타사라이는 이미 나가토모를 완전영입할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적료로 갈라타사라이가 300만 유로(약 40억 원), 인테르는 500만 유로(약 67억 원)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 정도 입장차는 타협이 가능한 수준이다.

나가토모는 터키 신문 ‘밀리예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갈라타사라이에 남고 싶다. 잘 정착했고, 여기서 다시 태어난 듯하다. 축구를 하고 싶고 구단이 뭘 좋아하는지도 안다”고 말했다.

잉글랜드에서 나가토모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 일부 영국 언론은 웨스트햄과 에버턴이 모두 나가토모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나가토모의 부활은 월드컵 본선을 앞둔 일본에 반가운 소식이다. 나가토모는 월드컵 예선 18경기 중 13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A매치 101경기로 일본 역사상 7번째 센추리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현재도 일본 대표팀에 소집돼 23일 말리, 27일 우크라이나를 상대하는 친선경기 2연전을 준비하고 있다. 아시아 역사상 최고 풀백 중 한 명인 나가토모가 월드컵에서 원래 기량을 보여준다면 일본의 전력엔 큰 도움이 된다. 나가토모는 2010년, 2014년 두 차례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활약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한다면 다음 소속팀을 고를 때도 더 좋은 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다.

나가토모는 메이지 대학 축구부 시절 경기에는 못 뛰고 응원을 잘 하는 ‘북잡이’로 더 유명했을 정도로 어려운 선수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특유의 긍정적인 성격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여 FC도쿄, 이탈리아의 체세나를 거쳐 2011년 1월 인테르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골을 넣은 인테르 선수들이 나가토모와 함께 정중하게 허리를 숙이는 ‘일본 인사 세리머니’가 유행하는 등 유쾌하고 친화력이 좋은 면모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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