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동환 기자= ‘살아있는 전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결별했다. 맨유와 즐라탄은 22일(현지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올 시즌 종료시까지 유효한 계약을 즉각 종료시켰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자유계약(FA) 신분을 획득했다. 스스로 결정했고, 맨유는 이브라히모비치의 결정을 존중했다.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로 향할 것이라는 보도가 뒤따르고 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결정했다. 선수생활을 하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프랑스 리그앙을 평정했고, 30대 중반을 훌쩍 넘긴 나이에 맨유에 입단했다. 선수 생활의 종착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여전히 이브라히모비치는 현재진행형이다.

맨유 첫 시즌, 전설을 쓰다 
맨유에서의 첫 시즌이었던 2016/2017 시즌 이브라히모비치는 이름값을 제대로 했다. 프리미어리그 뿐만 아니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맹활약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처음 경험하는 잉글랜드 무대, 맨유에서의 적응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있었지만 첫 시즌 무려 46경기에 출전해 28득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시즌 막판 즐라탄은 부상으로 쓰러졌다. 유로파리그 우승은 목발을 짚은 채 지켜봐야 했다. 당초 약속한 맨유와의 1년 계약은 그대로 종료되었고, 맨유는 무적 신분의 이브라히모비치가 팀에서 수술 후 재활을 병행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당시에도 은퇴의 기로에 섰지만 이브라히모비치는 회복했다. “사자는 인간처럼 회복하지 않는다”는 말과 함께 2017년 11월에 다시 그라운드에 올랐다. 

무려 210일간의 공백을 깬 이브라히모비치는 포효를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27일 번리와의 경기를 끝으로 이브라히모비치는 다시 쓰러졌다. 무릎이 그의 포효를 막았다. 다시 수술대에 오를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브라히모비치는 재활을 통한 회복의 길을 택했다. 그리고 지난 2월 이브라히모비치는 부상에서 벗어나 팀 훈련에 복귀했다. 

자신과의 싸움은 현재진행형
하지만 기다림은 길어졌고 이적설도 나왔다. 미국, 터키 등 다양한 행선지가 거론됐다. 무리뉴 감독은 “만약 그 소문이 사실이고, 선수가 다른 구단에서의 미래를 원한다면, 우린 이곳에서 그걸 돕겠다”고 했다. 3월 초에는 “계속 그라운드를 달릴지, 은퇴를 할지는 본인이 스스로 결정할 것이다”며 거취에 변화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맨유의 의료진이 회복이 완료되었다고 이미 선언한 시점이었지만, 그라운드를 눈앞에 두고 주춤하는 이브라히모비치에게 출전을 강요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후 무리뉴 감독은 “부상에서는 회복했다. 뛸 수 있는 상태다. 하지만 본인이 완벽한 준비가 되면 다시 그라운드에 오르겠다는 의사다”며  “이브라히모비치의 뜻을 존중한다”는 말을 반복했다. 팬들은 그가 곧 맨유의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오를 날을 기다렸지만 복귀의 순간은 다가오지 않았다. 결국 무리뉴 감독과 맨유의 경영진은 이브라히모비치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고, 맨유에서의 생활은 마침표를 찍었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달리는 살아있는 전설, 짧은 시간 팀에 몸을 담았지만,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이브라히모비치에 대한 예우였다. 그는 다시 올드트라포드를 밟지 못했고, 팬들은 ‘꿈의 극장’을 누비며 포효하는 사자의 모습을 추억으로 남기게 됐다.

이브라히모비치에게 펼쳐질 꽃길은?
영국과 미국의 주요 매체에 따르면 이브라히모비치는 조만간 MLS의 LA갤럭시에 입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자유계약 신분이기에 당장 어디라도 달려가 뛸 수 있다. 아무런 걸림돌이 없다. 하지만 경기력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스스로 그라운드에 나설 준비가 완벽히 되지 않았기에 맨유를 떠나기로 했고, 향후 계획에 대한 공식적인 이야기는 없는 상황이다.

LA갤럭시행 보도와 함께 2018러시아월드컵을 위한 스웨덴 대표팀 복귀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드’는 이브라히모비치와 LA갤럭시가 2년 연봉 150만 달러(약 16억원)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경기력에는 물음표가 붙더라도, 팀과 리그 전체를 위한 부수 효과 등을 고려하면 양자에게 성공적인 조건이다. 실제 계약 여부는 조만간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이브라히모비치는 선수 생활의 종착점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마지막 꽃길을 찾고 있다. 편안한 길이 아닌 마지막 도전의 길이다. 이브라히모비치가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다시 포효할 수 있을지 비상한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즐라탄 인스타그램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