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송범근은 소속팀 전북현대에서 붙박이 주전이 될 기회를 잡았다. 기회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U-20 월드컵 주전 골키퍼로 활약한 송범근은 올해 전북에 입단하면 한국 축구 최대 골키퍼 유망주로 부상했다. 그러나 올해 시작은 순탄하지 않았다. 지난 1월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강현무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2월 전북의 시즌 첫 경기는 선배 골키퍼 홍정남이 책임졌다.

원래 최강희 전북 감독은 골키퍼들을 돌아가면서 기용할 생각을 밝힌 바 있다. 기존 주전인 홍정남과 황병근에 신인 송범근이 합류하면서 기량에 큰 흠이 없는 세 명의 라인업이 갖춰졌다. 반면 압도적인 실력자도 없기 때문에 초반에는 세 선수들에게 돌아가며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K리그1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를 오가며 세 경기 연속 출장한 송범근이 주전 자리를 차지하는듯 보였으나 K리그1 2라운드였던 인천유나이티드전에서 황병근이 첫 출장하면서 본격적인 삼파전 양상이 시작되는 듯 보였다.

최 감독은 14일 톈진췐젠 원정 경기에서 송범근이 네 골이나 내주고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18일 열린 K리그1 FC서울전에서 송범근을 다시 기용했다. 두 경기 연속 같은 골키퍼를 기용하는 이유를 묻자 “실력이 비슷하다면 한 선수에게 기회를 주며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 감독에 따르면, 전북의 골키퍼 선발 라인업은 최은성 골키퍼 코치가 정한다. 골키퍼들을 두루 기용하는 것도 최 코치의 뜻이었다. 서울전을 앞두고 최 감독이 한 선수를 꾸준히 기용할 필요도 있지 않냐는 의견을 밝히자 최 코치가 송범근의 출장을 결정했다.

톈진 원정에서 보인 부진이 주전 경쟁에 악영향을 끼칠까 우려됐지만, 한 전북 관계자는 “그날 송범근이 심하게 긴장했다고 하더라. 옆에서도 보일 정도였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경험 부족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최 감독은 송범근이 194cm나 되는 신장에 비해 순발력이 좋은 골키퍼 재목이라고 생각한다. 전북의 주전 골키퍼로 육성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본다.

전북에서 선발 경험을 쌓으며 빠르게 성장하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벌일 주전 경쟁도 유리해진다. 지난 AFC U-23 챔피언십에서 강현무가 주전을 차지하는 데 있어 포항스틸러스에서 이미 프로 경험을 쌓았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송범근은 “나도 프로에 가서 경험을 쌓으면 더 경쟁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현무 형이 많은 조언을 해 줬다”며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는 의욕을 밝힌 바 있다.

때로 청소년 대표팀은 기량이 완성되지 않은 선수에게 육성 차원에서 출장 기회를 주기도 한다. 그러나 팀 승패와 직결되는 골키퍼만큼은 준비가 되지 않은 선수를 선발로 쓰기 힘든 포지션이다. 송범근에겐 선발로 뛸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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