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잉글랜드 대표팀에는 인간승리의 아이콘 제이미 바디가 있다. 공장노동자로 일하며 하부리그에서 뛰던 바디는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경험했고, 대표팀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선수가 됐다. 이제 번리의 골키퍼 닉 포프(25)가 새로운 인간승리에 도전한다.

잉글랜드는 24일 네덜란드, 28일 이탈리아와 2차례 친선전을 치른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은 월드컵 최종 엔트리 발표 전에 치르는 마지막 경기에 27명을 소집했고, 그 중 4명은 골키퍼를 선발했다. 골키퍼 중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닉 포프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포프와 함께 조 하트(웨스트햄유나이티드), 잭 버틀란드(스토크시티), 조단 픽포드(에버턴)를 선발했다. 하트는 A매치 75경기에 출전한 베테랑이고, 버틀란드와 픽포드는 어릴 때부터 각급 연령별 대표를 거치며 잉글랜드 미래의 수문장으로 기대를 모았던 골키퍼들이다.

이들과 달리 포프는 무명 골키퍼였다. A대표팀 발탁도 이번에 처음이고, 각급 연령별 대표팀에 차출된 적도 없다. 25세로 적지 않은 나이지만 이번 시즌 EPL무대에 처음 데뷔했다. 데뷔 기회도 우연히 찾아왔다. EPL 4라운드 크리스탈팰리스전에서 주전 골키퍼 톰 히튼이 부상을 당하자 전반 막판 급하게 투입됐다.

포프는 선수생활 대부분을 하부리그에서 보냈다. 2011년 18세 나이에 당시 리그원(3부 리그) 소속 찰턴애슬레틱에 입단했지만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임대를 전전했다. 2011년 전반기는 8부리그에서 선수로 뛰었고, 하반기에는 6부리그 팀으로 임대됐다. 그 다음 해에는 5부리그와 4부리그 팀을 떠돌았다.

하부리그에서 뛰는 동안 포프는 축구에만 집중할 수 없었다. 그는 과거를 회상하며 “나는 여러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우유배달을 한 적도 있다. 매일 새벽 4시에 전철을 타고 배달을 다녔다. 돈을 많이 벌지는 못했다”라고 말했다.

포프는 “춥고 어두운” 하부리그에서 뛰던 시절에는 자신이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선수가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활약을 놓고 보면 포프는 잉글랜드 대표팀에 선발되기에 충분한 활약을 펼쳤다.

이번에 대표팀에 선발된 골키퍼 중 개인 기록을 따져보면 포프가 가장 좋다. 포프는 27경기에서 22실점 밖에 하지 않았다. 무실점 경기는 10경기나 된다. 하트(15경기 33실점), 버틀란드(28경기 51실점), 픽포드(31경기 50실점)보다 훨씬 나은 기록이다.

포프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경험은 부족하지만 실력 면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사우스게이트 감독도 누가 잉글랜드의 넘버원이냐고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누구에게나 기회는 있다”라고 답했다.

기회를 잡은 포프는 월드컵에 갈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는 “(잉글랜드 수문장이)내가 됐으면 좋겠다”라며 “나라를 대표해 월드컵에 출전하는 것은 엄청난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고, 이 도전에서 승리하고 싶다”라며 월드컵 출전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