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이탈리아세리에A는 13년 만에 한국 선수가 진출하며 다시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수비 축구의 리그라는 통념과 달리 많은 골이 터지고, 치열한 전술 대결은 여전하다. 세리에A와 칼초(Calcio)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김정용 기자가 경기와 이슈를 챙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특별하게. <편집자 주>

인테르밀란 공격수 마우로 이카르디는 지난 주말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마드리드)와 더불어 4골을 터뜨려 관심을 모았다.

인테르는 18일(한국시간) 삼프도리아 원정으로 열린 28라운드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그중 전반 26분 나온 이반 페리시치의 선제골을 제외하면 4골을 모두 이카르디가 기록했다. 전반 30분 페널티킥 골을 시작으로 전반 31분, 전반 44분, 후반 6분에 골을 추가했다.

살라와 호날두가 공격적인 팀에서 날카로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는 반면, 이카르디는 혼자 짊어진 짐이 무겁다. 인테르는 이번 시즌 세리에A에서 47득점을 기록 중이다. 상위권 5팀 중 가장 낮은 득점력이다. 이카르디는 그중 22골을 혼자 넣었다. 이카르디의 득점 비율은 팀 전체 득점 중 46.8%나 된다.

세리에A 정상급 골잡이 중 가장 큰 짐을 진 선수가 이카르디다. 득점 선두 치로 임모빌레(24골, 35.8%)와 득점 3위 파울로 디발라(유벤투스, 25.4%), 드리스 메르텐스(나폴리, 27%) 등은 각각 라치오, 유벤투스, 나폴리 동료들과 번갈아 공격하기 때문에 상대의 견제가 분산된다. 반면 이카르디는 최전방에서 늘 상대 수비수들과 혼자 싸우다 골을 넣어야 한다.

단조로운 공격 전술은 인테르가 이번 시즌 부진한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최전방의 이카르디를 중심으로 왼쪽의 페리시치가 득점에 가담하고, 오른쪽의 안토니오 칸드레바가 크로스로 지원하는 공격 조합은 시즌 초반 위력이 좋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단순한 공격 루트에 상대팀이 잘 대응하면서 경기력이 뚝뚝 떨어졌다. 한때 리그 8경기 동안 6무 2패라는 엄청난 부진에 빠졌던 인테르는 최근 5경기에서 3승 1무 1패를 거두며 한층 활기찬 경기를 하고 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임대 영입한 미드필더 하피냐 알칸타라가 공격 전개에 도움을 준 덕분이다.

이카르디는 좋은 패스가 제공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골을 만드는 데 이골이 났다. 삼프도리아전에서 이카르디는 단 하나의 어시스트도 받지 못했다. 페널티킥 득점 이후 필드골 3골을 넣으면서 모두 상대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을 나꿔채 득점했다. 상대의 실수를 기다리고 있다가 빠짐없이 응징하는 것만으로 3골을 터뜨릴 수 있었다. 드리블을 통해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상대 빈틈을 찾고 활용하는 지능이 비상하게 발달해 있기 때문에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다.

한때 이카르디는 경기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불성실하다는 지적을 받곤 했다. 최근에는 오히려 인테르를 이끄는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할 정도로 성숙해진 태도를 보인다. 이카르디는 네 골을 넣은 뒤 인터뷰에서 “득점은 중요한 일이지만 인테르의 주장 역할이야말로 나의 임무다. 나는 주장이어서 자랑스럽다. 어렵진 않다. 나는 어려서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할 때도 아드리아누가 있는 인테르로 플레이하곤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카르디는 아르헨티나 대표팀과 여전히 인연이 없다. 호르헤 삼파올리 아르헨티나 감독은 3월 A매치 멤버를 소집하며 이카르디와 파울로 디발라를 제외했다. 세리에A에서 활약하는 정상급 공격수 중 곤살로 이과인을 택했다. 이카르디는 “리오넬 메시와 함께 뛰는 건 꿈같은 일이지만 늘 어렵다”라고 말했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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