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허리에 권총을 찬 채 경기장에 난입해 논란을 샀던 그리스슈퍼리그 POAK살로니카의 이반 사비디스 구단주가 사과했다. 공정한 판정을 위한 싸움은 계속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사비디스 구단주는 11일 그리스 테살로니키에서 열린 PAOK와 AEK아테네의 경기가 진행되던 중 후반 막판 경기장에 들어갔다. PAOK 선수가 골을 넣었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되자 심판에게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경기 도중 구단주가 경기장에 들어간 것도 규정을 위반한 것이었지만, 더 큰 문제는 사비디스 구단주가 허리에 차고 있던 권총이었다. 권총을 찬 구단주가 판정에 대해 항의하자 심판진은 탈의실로 피신했고, 경기는 2시간동안 중단됐다. 이후 심판은 오프사이드판정을 번복하고 득점을 인정했고, AEK 선수들은 경기장 복귀를 거부했다.

사비디스 구단주 측은 경기가 끝난 뒤 "규정을 위반한 건 사실이지만 위협을 가하지는 않았다"라고 항변했지만, 그리스 경찰은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고 경기장에 무단으로 들어간 혐의로 사비디스 구단주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그리스 정부차원에서는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리그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논란이 커지자 사비디스 구단주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했다. 그는 “모든 PAOK의 팬들, 그리스 축구 팬들, 그리고 세계 축구계에 사과하고 싶다. 이번에 생긴 일에 대해서 정말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상대팀이나 심판을 방해할 의도는 없었다. 나는 누구에게도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라며 자신을 믿어줄 것을 호소했다.

그는 “최근 그리스 축구계에 만연한 부정적인 상황과 경기 종료 직전 벌어진 수용할 수 없는 사건으로 인해 감정적으로 반응했다”라고 설명하며 “나의 유일한 목표는 수 만명의 팬들을 분쟁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었다”라고 항변했다.

계속되는 비난과 논란에도 그는 축구계와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공격에도 굴하지 않고 공정한 축구와 정직한 판정을 위해 경기장이 아닌 법정에서 계속 싸우겠다”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사비디스 구단주는 러시아 축구계에서는 꽤 영향력이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그리스계 러시아인으로 과거 FC로스토프의 회장을 역임했고, 그리스의회 의원으로도 활동했다. 사비디스 구단주의 사과에서 국제축구연맹과 유럽축구연맹은 그를 맹비난했다. 그리스축구협회는 사비디스 구단주에 대한 징계를 논의 중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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