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수원삼성은 어려운 경기 속에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결정력이 있었다. 집중력을 유지한 선수들은 무실점 승리를 챙기면 자신들이 더 강하다는 걸 보여줬다.

수원은 13일 중국 상하이의 홍커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H조 4차전 상하이선화와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후반 데얀과 최성근이 골을 넣은 수원은 2승 1무 1패 승점 7점으로 가시마앤틀러스(승점 8점)에 이어 조 2위 자리를 유지했다. 2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16강 진출 가능성도 높아졌다.

내용보다는 결과가 중요한 경기였다. 수원은 홈에서 열린 3차전에서 상대를 연신 몰아붙이고도 후반에 실점을 내주며 무승부에 그쳤다. 앞선 경기에서 비겼기 때문에 수원 입장에서는 상하이 원정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수원이 4차전에서도 승리를 놓치면 H조의 2위 싸움은 더 치열해질 게 분명했다. 서정원 감독과 이종성이 “반드시 승점 3점을 따겠다”라고 입을 모은 이유다.

경기 내용상 수원이 상대를 압도했다고는 볼 수 없다. 수원은 전반 45분동안 60%이상의 점유율을 가져갔지만 위협적인 장면은 많이 만들지 못했다. 전반 45분동안 때린 슈팅 3개 중 유효슈팅은 전반 24분 김종우가 임상협의 패스를 받아 때린 슈팅 뿐이었다. 선화는 유효슈팅을 하나도 때리지 못했다. 두 팀 모두 쉽게 전진하지 못했고,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하며 답답한 전반전을 치렀다.

수원은 이전 경기들과 다른 방법으로 공격작업을 전개했다. 측면에서 멀리를 향해 올리는 크로스 대신 발을 겨냥한 낮은 패스를 통해 페널티박스로 공을 보냈다. 측면 윙어 염기훈과 임싱협은 안쪽으로 좁게 섰고, 왼쪽 윙백 이기제도 공을 잡으면 중앙으로 많이 치고 들어왔다. 수원 전반에 때린 슈팅 3개 모두 후방과 측면에서 안쪽으로 낮은 패스가 들어와 만들어졌다. 최전방 공격수 데얀도 박스 밖으로 수비를 끌고 나오며 연계에 힘썼다.

전반에 연계에 힘쓰던 데얀은 후반에 자신에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선제골로 연결했다. 후반 6분 염기훈이 오른쪽에서 올린 코너킥이 뒤로 빠지마 임상협이 공을 잡아 측면이 있던 김종우에게 내줬다. 김종우는 수비를 벗긴 뒤 낮은 크로스를 올렸고, 데얀은 정확한 타이밍에 발 안쪽으로 공을 정확히 맞추며 골을 터뜨렸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데얀의 결정력이 빛났다.

데얀은 후반 43분 터진 최성근의 쐐기골 장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데얀은 오른쪽에서 날아 온 장호익의 스로인을 헤딩으로 뒤로 넘겼다. 이 공을 바그닝요가 가슴으로 떨궈줬고, 최성근은 왼발로 공을 강하게 때려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 실점 이후 공격에 매진하던 선화의 기를 완전히 꺾은 득점이었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을 넣은 공격진뿐 아니라 수비진의 집중력도 좋았다. 상대가 편하게 슈팅을 하지 못하도록 끈질기게 달라붙었고,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가 슈팅을 시도하면 몸을 날려 막았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김은선은 3선에서 수비를 보호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 수원은 2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챙겼다.

승리의 기쁨 뒤에는 아쉬움도 있다. 이종성과 김은선이 경고를 받아 5차전에 뛰지 못한다. 5차전까지는 아직 20일 이상 남아있지만 부상 선수가 많은 수원에서 주전 2명이 빠진다는 건 타격이 크다. 수원은 다음 달 4일 열리는 시드니와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16강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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