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가브리엘 제주스의 팀 플레이 능력은 맨체스터시티 공격의 윤활유다. 다비드 실바의 두 골 뒤에 제주스가 있었다.

맨시티는 13일(한국시간) 영국 스토크 온 트렌트에 위치한 베트365 스타디움에서 ‘2017/2018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30라운드 경기를 갖고 스토크시티를 2-0으로 꺾었다. 승점 81점이 된 맨시티는 2위 맨유와 승점차를 16점으로 유지했다. 남은 8경기에서 3승만 추가하면 맨시티의 우승이 확정된다.

제주스는 앞서 8일 열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바젤전에서 올해 처음 선발로 투입됐고, 약 110일 만의 득점까지 기록했다. 부상에서 순조롭게 회복했지만 원래 스토크전은 벤치에 앉을 전망이었다. 동료 공격수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스토크 전을 앞둔 훈련에서 무릎에 이상을 느꼈기 때문에 제주스가 연속으로 원톱 자리를 지켰다.

이날 제주스의 전체적인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 제주스는 맨시티 선발 멤버 중 가장 짧은 시간 동안 공을 만졌고, 개인 점유율이 전체 경기의 1.6%에 불과했다. 패스 성공률은 팀 평균(90%)보다 훨씬 낮은 67%였다.

대신 두 골 장면에서 제주스의 센스가 빛났다. 전반 10분 다비드 실바의 선제골 과정에서 가장 뛰어난 플레이를 한 선수는 제주스였다. 제주스는 수비수 두 명을 끌고 아래로 내려가며 공을 받았다. 견제 속에서 퍼스트 터치를 하느라 공이 조금 튀었지만 브라질 선수다운 훌륭한 임기응변으로 멋진 스루 패스를 찔렀다. 이 패스가 스털링의 땅볼 크로스, 실바의 마무리로 이어졌다. 실바가 슛을 할 때 문전이 비어 있었던 것도 제주스가 수비를 미리 유인했기 때문이었다.

후반 5분 실바의 추가골은 제주스의 어시스트에서 나왔다. 완벽한 움직임으로 수비를 살짝 따돌리며 대각선 전진 패스를 하는 모습에서 맨시티 선수들의 수준이 잘 드러났다. 페르난지뉴의 패스를 실바가 원터치 패스로 제주스에게 건넸고, 제주스는 두 번의 터치만에 실바에게 띄운 리턴 패스를 줬다. 실바가 끝까지 공을 쫓아가 마무리했다. 제주스는 후반전 막판에 교체됐다. 특유의 연계 플레이 능력으로 두 골을 만든 뒤였다.

제주스는 지난해 1월 맨시티로 이적하자마자 아구에로를 밀어내고 주전 자리를 차지했던 특급 공격수였다. 주젭 과르디올라 감독이 중시하는 지능과 빠른 판단력을 갖췄기 때문에 공을 오래 끌지 않고도 좋은 패스와 마무리를 보여준다. 이번 시즌은 부상 여파로 아구에로에게 밀려 있었지만 점차 컨디션을 되찾고 있다.

플레이스타일을 보면 제주스가 맨시티 전술에 딱 맞는 공격수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제주스가 아구에로보다 맨시티에 더 나은가’라는 질문을 던진 뒤 제주스의 장점을 열거했다. 연계 플레이 측면에서는 아구에로 역시 많이 발전했지만, 제주스에게는 전방 압박이라는 차별성도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해 11월 인터뷰에서 “제주스는 바르셀로나 시절 우리 팀이었던 사무엘 에토오를 연상시킨다. 제주스는 절대 동료를 혼자 놔두지 않는다. 전방부터 압박을 하며 우리 모두를 돕는다”고 말한 바 있다.

제주스와 아구에로를 번갈아 쓰거나, 시즌 초반처럼 동시에 기용하는 깜짝 전술도 가능하다. 맨시티는 이미 강했고, 더 강해지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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