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축구의 승패가 선수단 능력치의 총합으로 이미 결정된다면, 리그 순위가 쓴 돈으로 이미 정해져 있다면 스포츠는 존재할 가치를 잃어버린다. 늘 기대를 벗어나는 요소가 있기에 축구가 더 재미있다. 유럽 축구를 더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세 팀을 풋볼리스트가 소개한다. 발렌시아, 라치오, 왓퍼드는 왜 잘 나가고 어떻게 잘 나가는가? 여기 간단한 설명이 있다.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는 돈과 꿈이 가끔 뒤섞이는 곳이다. 2015/2016시즌 아무도 예상하지못했던 레스터시티가 리그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2017/2018시즌 초반에도 상위권에 어색해 보이는 팀이 하나 있다. 바로 왓퍼드다. 왓퍼드는 가까운 런던을 연고로 하는 첼시와 아스널보다 높은 4위에 앉아 있다.

 

#아스널 잡고 4위

왓퍼드는 개막전에서 리버풀에 2-3으로 뒤지다 종료 직전에 동점골을 넣어 비겼다. 다들 행운이라고 여겼다. 무패를 이어가다 5라운드에 맨체스터시티에 0-6으로 패할 때 그 행운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왓퍼드는 6라운드엥 스완지시티를 잡았고, 8라운드에는 아스널에 선제골을 내주고도 역전승했다. 왓퍼드는 8라운드까지 단 1패만 기록하면서 개막을 앞두고 돈을 펑펑 쓴 팀들보다 위에 있다.

 

#마르코 실바가 만든 '후반전 폭탄'

마르코 실바 감독은 왓퍼드를 후반에 강한 팀으로 만들었다. 왓퍼드는 수비가 매우 강한 팀은 아니지만, 짜임새가 좋아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다. 왓퍼드는 버티다가 상대가 지치기 시작하는 후반 15분 이후에 속도를 높이기 시작한다. 왓퍼드가 넣은 13골 중 후반 15분 이후에 나온 골이 무려 8골이다. 이중 후반 30분 이후에 나온 골이 5골이다.

실바 감독은 후반 초반까지는 거의 5-4-1에 가까운 형태로 운영하다 상대가 지치면 측면 윙백과중앙 미드필더 두쿠레를 전진시켜 상대 골문을 노린다. 두쿠레는 체력과 힘 그리고 기술을 겸비한 선수다. 후반으로 갈수록 상대 수비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두쿠레가 올라가면 발이 빠른 안드레 그레이와 히찰리송이 좀 더 자유로워진다. 특히 왓퍼드가 자랑하는 왼쪽 라인은 더 빛을 발한다. 두쿠레와 히찰리송은 나란히 3골을 넣었다

두쿠레와 히찰리송은 실바 감독 신뢰를 업고 성장하고 있다. 두쿠레는 자국 선배격인 에티엔 카푸보다 많은 기회를 잡으면서 잠재력을 끌어 올렸다. 이제 막 20살이된 히찰리송은 브라질에서 이름을 날리지는 못했지만 실바 감독의 선택을 받은 후 맹활약하고 있다. 실바 감독은 “히찰리송은 환상적이고, 놀라운 재능을 지녔다”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선제골 내주는 수비, 투박한 공격

왓퍼드는 골득실이 0이다. 총 13골을 내줬다. 맨체스터시티에 6골을 내준 것을 고려해야 하지만 수비가 좋은 편은 아니다. 특히 선제골을 내주는 비율이 높다. 실점한 5경기 중에서 3경기는 선제골을 내줬다. 왓퍼드는 확실한 득점루트가 있는 팀이라기보다는 강하게 상대를 밀어 붙이는 투박한 공격력을 지녔다. 시즌 초반에는 힘을 앞세운 공격이 먹힐 수 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적인 문제가 나올 수밖에 없다. 왓퍼드는 다른 상위권 팀에 비해 선수층도 두텁지 않다. 후반기로 갈수록 팀이 무뎌질 수 있다. 게다가 주축 선수 중 나이가 어린 이가 많다. 

 

#말말말

“좋은 결과를 내려면 우리 철학을 유지하며 우리 플레이를 하는 게 중요하다.” (마르코 실바 감독)

“다비드 루이스가 ‘넌 첼시를 제외한 어떤 팀을 상대로도 골을 넣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나는 모든 팀을 이겨야만 한다고 답했다.” (히찰리송)

“아스널전 전반이 끝난 뒤 감독이 우리 스스로를 좀 더 신뢰해야 한다고 말했고, 교체 투입된 트로이 디니가 경기를 바꿔놓았다. 이 장면은 우리 정신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디니는 올 시즌 많은 시간을 뛰지 못했지만 아스널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우리 모두가 한 팀으로 뛰겠다는 굳은 결심을 가지고 있고, 팀을 위해 모든 걸 바치고 있다.” (톰 클레벌리)

 

글= 류청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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