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이동국은 만 19세에 대표팀 유니폼을 처음 입었고, 38세에 다시 붉은 옷을 입었다. 그는 슈퍼맨은 아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9.10차전에서 모두 선발로 나서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동국이 걸어온 길을 정리하고 그 의미를 살펴볼 이유는 분명하다. 

 

대한민국과 자메이카의 축구대표팀간 친선경기가 열린 1998년 5월 16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후반 34분 19살의 앳된 선수가 황선홍과 교체되어 경기장에 들어섰다. 이동국이 A매치 데뷔했다. 

 

2017년 8월 14일 신문로 축구회관에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입장했다. 이 자리에서 신태용 감독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10차전을 위해 선발한 소집명단을 발표했다. 신 감독은 이동국을 다시 선발했다. 

 

3년 만에 이동국이 대표팀에 돌아왔다. 만 38세가 넘은 나이다. 만약 이동국이 8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란과의 경기에 출전한다면 역대 최장기간 대표팀 A매치에 출전한 선수로 기록된다(19년 107일, 현재 최장기간 1위는 16년 159일의 이운재 수원삼성 코치).

 

이동국은 1998년 포항제철고를 졸업한 뒤 포항스틸러스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데뷔 첫해부터 뛰어난 활약을 펼친 이동국은 황선홍의 뒤를 이을 대형 스트라이커로 주목 받았다. 1998년 5월 자메이카와의 친선경기에서 국가대표로 첫 경기를 출전하기도 했다. '1998 프랑스월드컵'에도 막내로 참가한 이동국은 네덜란드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에드가 다비즈를 제치고 중거리슛을 때리며 영국 언론으로부터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상적인 선수’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월드컵이 끝난 뒤 아시아축구연맹(AFC) 청소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김은중과 투톱을 이뤄 대한민국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대회 MVP와 득점왕도 이동국의 몫이었다. 이동국은 국가대표팀과 청소년대표팀, 그리고 올림픽대표팀을 오가며 대한민국의 간판 골잡이도 인정받았다. 2000년 아시안컵에서는 6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하지만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거스 히딩크감독의 신임을 받지 못하며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히딩크 감독 부임 이후 11경기에 출전했지만 1골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같은 해 열린 부산아시안게임에서는 주장 완장을 차고 4골 넣으며 선전했지만 준결승에서 이란에게 패하며 3위에 머물렀다.

 

이후 2004년 아시안컵과 '2006 독일월드컵' 예선에서 10골을 기록하며 다시 대표팀의 주포로 활약했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과 딕 아드보카트 감독도 이동국을 신임했다. 하지만 2006 독일월드컵에도 이동국은 출전하지 못했다. 2006년 4월 5일, 포항 소속으로 인천과 경기를 치르던 중 후반 39분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다. 부상에 복귀한 뒤 2007년 아시안컵에 출전하기도 했으나, 그 이후로 한동안 대표팀과는 인연이 없었다.

 

 

2009년 전북현대로 이적한 이동국은 36경기에 출전해 26골을 터뜨리며 부활에 성공한다. 당시 허정무 감독도 리그에서 활약한 이동국을 대표팀에 발탁했다. 이동국은 '2010 동아시아컵'과 리그에서도 꾸준한 득점을 이어가며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들었다.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 교체 출전해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놓치면서 비난을 받았다. 많이 비가 내린 탓에 물에 잠긴 공은 이동국의 발을 떠나 상대 골키퍼에게 힘없이 굴러갔다.

 

이동국은 2년 뒤 최강희 감독이 국가대표팀의 감독으로 선임 된 후 첫 A매치였던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예선에 꾸준히 출전했지만 본선 최종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월드컵이 끝난 후 당시 신태용 임시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에 뽑혀 베네수엘라전에서 2골을 기록했다. 이동국은 이 경기에서 A매치 100경기 출전을 달성해 센추리클럽에 가입했다. 같은 해 10월 14일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의 코스타리카전에서 1골을 기록했고 그 이후로는 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다.

 

#이동국 인생경기 best5

1. vs 네덜란드(1998.06.20, 프랑스월드컵 조별예선 2차전)

0-3으로 뒤진 후반 32분 교체 출전한 이동국은 상대 골키퍼를 긴장하게 한 중거리 슈팅 한방으로 ‘한국 축구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2. vs 이란(2000.10.23, 아시안컵 8강전)

대표팀은 경기 종료 직전 김상식의 동점골로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전반 10분 노정윤이 올린 크로스를 이동국이 골든골로 마무리지었다. 무릎에 붕대를 감고 뛰던 이동국은 환호했다.

 

3. vs 독일(2004.12.19, 친선경기)

후반 26분, 박규선이 올린 크로스가 이동국에게 날아왔다. 이동국은 그라운드에 바운드 돼 튀어 오른 공을 터닝발리슛으로 처리했다. 올리버 칸도 경기 후 ‘도저히 손 막을 수 없는 놀라운 슛이었다’고 인정했다.

 

4. vs 우즈베키스탄(2012.02.25, 친선경기)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에 부임하고 첫번째 경기. 전북에서 자신을 재기하게 만들어 준 최강희 감독에게 이동국은 2골을 선물했고, 4-2로 최강희 감독은 데뷔전 승리를 거뒀다.

 

5. vs 베네수엘라(2014.09.08, 친선경기)

2014 브라질월드컵 실패 후 처음 열린 A매치. 선발출전한 이동국은 후반 머리와 오른발로 2골을 기록하며 A매치 100경기 출전을 자축했다. 이동국이 공을 터뜨리자 손흥민은 달려와 축구화를 닦아주는 세리머니로 선배를 축하했다.

 

글= 김완주 인턴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