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이탈리아의 효율성은 스페인의 압도적 재능을 극복하기 역부족이었다. 스페인 축구의 비상한 개인 능력과 이탈리아 축구 특유의 조직력의 대결 구도에서 스페인의 창조성이 앞섰다.

스페인 21세 이하(U-21) 대표팀이 28일 새벽(한국시간) 폴란드 크라코프에서 열린 ‘2017 UEFA U-21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이탈리아에 3-1 완승을 거두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스페인은 시종일관 경기를 주도했다. 사울 니게스(아틀레티코마드리드)가 해트트릭으로 주인공이 됐다. 원맨쇼는 아니었다. 사울의 세 골은 다니 세바요스(레알베티스), 제라르드 데울로페우(AC밀란), 마르코 아센시오(레알마드리드)가 나누어 어시스트했다.

양 팀 모두 기반 포메이션은 4-1-4-1이었다. 스페인은 케파 아리사발라가가 골문을 지키고 요니 오토-헤수스 바예호-호르헤 메레-엑토르 베예린이 포백 라인을 구성했다. 요니와 베예린이 적극적으로 전진하고, 포백 앞에 마르코스 요렌테가 빌드업 미드필더로 섰다. 산드로 라미레스가 원톱으로 자리한 가운데 데울로페우-세바요스-사울-아센시오가 2선 미드필더로 섰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라인업이다.

스페인과 비교하면, 이탈리아는 골문을 지킨 잔니 돈나룸마가 가장 유명한 선수였다. 안토니오 바레카-다니엘레 루가니-마티아 칼다라-다비데 칼라브리아가 포백을 이뤘다. 포백은 자기 지역에서 일자를 형성해 수비적으로 구성됐다. 로베르토 갈리아르디니가 포백의 보호자로 섰다. 페데리코 키에사-로렌초 펠레그리니-마르코 베나시-필리포 베르나르데스키가 2선 미드필더로 원톱 안드레아 페타냐 뒤에 섰다.

이탈리아는 공격 시 키에사와 베르나르데스키가 전진해 스리톱을 형성했으나 대부분의 시간 스페인이 공을 쥐고 경기를 주도하면서 4-1-4-1 형태로 넓은 공간을 지키는 수비 대형을 취했다. 페타냐 마저도 상대 센터백을 괴롭히기보다 고립되었고, 전방 수비를 하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전반전은 득점이 없었다. 점유율은 스페인이 가져갔지만 역습 공격을 통해 이탈리아의 슈팅 시도가 더 많았다. 이탈리아는 키에사와 베르나르데스키가 적극적으로 슈팅하고 크로스 패스를 보내면서 스페인 골키퍼 케파를 여러 번 괴롭혔다. 스페인은 요렌테와 사울이 안정적으로 패스를 전개했고, 데울로페우와 아센시오가 자리를 바꿔가며 이탈리아의 압박을 흔들고자 했다.

후반전이 되면서 이탈리아의 체력이 떨어졌고, 스페인 공격이 공간을 더 쉽게 활용하기 시작했다. 후반 8분 사울의 중거리슛으로 스페인이 선제골을 기록하면서 열린 경기가 됐다. 세바요스가 왼쪽 측면에서 대각선으로 과감한 개인 돌파를 시도하며 이탈리아 압박 블록을 무너트렸다. 수비 세 명을 차례로 제쳤다. 이후 사울의 마무리도 깔끔했다.

스페인의 선제골을 전후로 이탈리아 수비가 거칠어졌는데, 후반 13분 포백을 지키던 갈리아르디니가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당했다. 이탈리아로선 설상가상의 상황이었는데 후반 17분 베르나르데스키의 왼발 중거리슛이 스페인 수비를 맞고 굴절되면서 의와의 동점골로 연결됐다.

스페인은 당황하지 않고 경기 템포를 유지했고, 곧바로 리드를 되찾았다. 후반 20분 세바요스의  전환패스로 이탈리아 수비가 흔들렸고, 데울로페우를 거쳐 사울의 마무리 슈팅이 골문을 찔렀다. 후반 29분에는 세바요스를 거쳐 아센시오가 사울에게 밀어줬고, 사울이 또 한 번 과감한 중거리슈팅을 시도해 득점했다.

사울은 세 차례 왼발 슈팅 모두 다른 코스로 정확하게 찔러 넣었다. 돈나룸마는 사울의 정밀한 슈팅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탈리아는 후반전에 키에사와 페타냐, 베나시를 빼고 로카텔리와 체리, 가리타노를 투입하며 수적 열세 상황에도 공격 자원을 투입해 만회골을 노렸지만 벤치도 스페인이 더 강했다. 스페인은 안정적으로 리드를 확보하자 데니스 수아레스, 이냐키 윌리암스, 미켈 오야르사발을 투입해 공격진에 신선한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탈리아가 추격하기보다 스페인이 추가골 기회를 만드는 양상 속에 잔여시간이 흘렀다. 4분의 추가 시간 안에 더 이상의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스페인이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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