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국 대표 선수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리그, 돈의 액수만으로도 화제를 모으는 리그, K리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리그. 모두 중국슈퍼리그(CSL) 이야기다. 중국인들의 돈봉투 너머를 보려 노력해 온 'Football1st'가 중국 축구 '1번가'의 현재 상황과 그 이면을 분석한다. 가능하다면 첫 번째로. <편집자주>

 

중국슈퍼리그(CSL) 여름 이적 시장은 예상보다 잠잠하다. 몇몇 선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CSL 무대를 떠날 것으로 보였던 한국 선수들도 잔류로 방향을 바꿨다. CSL에 부는 바람이 너무 거세기 때문이다.

 

2017시즌 시작할 때 CSL에 등록한 한국 선수는 총 10명이다. 이 중 군복무를 위해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던 윤빛가람과 계약이 끝난 김형일을 제외하면, CSL을 떠난 이는 없다. 이적 시장이 열리지 않아서 기다리고 있어서만은 아니다. 장현수(광저우푸리)를 제외하면 이적 가능성이 큰 선수는 거의 없다. 김승대(연변푸더) 정도만 K리그 임대 가능성이 남아 있다. 한편, 김영권(광저우헝다)는 부상을 극복하고 돌아와 선수 등록을 마쳤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외국인 숫자가 3명으로 줄었다. 한국인 선수들은 이 제도변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 윤빛가람, 홍정도, 김승대 정도를 제외하면 기회를 거의 잡지 못했다. 시즌이 진행되면서 김주영, 황석호, 권경원 등이 기회를 잡았지만, 전체적으로는 쉽지 않은 경쟁을 계속해야 했다.

지난 6월, 중국축구협회가 또 다른 규정을 발표하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2018시즌부터 출전시킨 외국인 선수 숫자만큼 23세 이하 선수를 출전시켜야 하고, 2017시즌 여름 이적 시장에서 이적료를 지출한 만큼 중국축구협회에 유소년발전기금을 내야 한다. CSL 구단들은 급격한 변화에 새로운 선수를 데려오기 보다는 기존 선수를 지키는 방향을 선택했다.

 

김기희(상하이선화)는 당초 유럽, 중동, 일본 등 여러 목적지를 두고 고민하다가 최근 이적 불가 통보를 받았다. 김기희 에이전트인 아로파스포츠 에이전시 김진원 대표는 “돈을 포기하더라도 뛸 수 있는 곳으로 가겠다고 했지만 구단에서 받아주지 않았다. 변화가 크기 때문에 다른 구단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중동과 일본 쪽을 알아보던 정우영(충칭당다이)도 마찬가지다. 충칭 구단과 장외룡 감독은 정우영 잔류를 선택했다. 황석호(톈진테다), 권경원(톈진췐젠), 김주영(허베이화샤) 등도 큰 이변이 없는 한 유니폼을 갈아입지 않는다.

 

또 다른 변화가 올 가능성도 있다. 다음 시즌 CSL 외국인 선수 출전규정이 바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축구에 정통한 복수관계자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이 공식적으로 중국축구협회를 방문해 아시아쿼터 유지를 설득할 예정이라고 했다. AFC는 최근 몇몇 리그가 아시아쿼터를 폐지하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CSL 구단은 이미 일어난 변화와 앞으로 닥칠 변화를 고려해 한국 선수들을 잡고 있다. 손실과 변수를 줄이려는 움직임이다. 

 

글= 류청 기자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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