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시니사 미하일로비치 감독은 백혈병 투병과 프로 감독 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종종 원정 선수단과 떨어져야 할 때도 있지만, 의학의 발전을 통해 항암치료 와중에도 직장 생활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미하일로비치 감독은 지난달 백혈병에 걸렸다는 걸 알리고 항암치료에 들어갔다. 후임 감독을 뽑지 않은 볼로냐는 사령탑 없이 프리 시즌 훈련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27일(한국시간) 쾰른에 1-3으로 패배했고, 지난달 30일에는 샬케04를 3-2로 꺾었다. 이달 3일 아우크스부르크에 3-2 승리를 거두며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중 가진 독일팀과의 3연전을 마무리했다. 오는 11일 비야레알과 홈에서 마지막 친선경기를 치른 뒤, 18일 코파이탈리아 경기로 시즌을 시작하게 된다.

불같은 성격으로 유명한 미하일로비치 감독은 영상통화로도 화를 냈다. 쾰른전 패배 이후 한 관계자가 ‘라 레푸블리카’에 밝힌 바에 따르면 “나는 선수단과 다른 방에서 저녁을 먹고 있었는데, 미하일로비치의 고함소리가 벽 넘에서도 들렸다. 감독이 여전히 강하다는 뜻이니까 좋은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로베르토 소리아노 역시 “미하일로비치 감독이 쾰른전 패배 이후 엄청 화를 냈다”고 밝혔다.

미하일로비치 감독이 항암치료 와중에도 여전히 열정적이라는 걸 보여주는 일화지만, 더 중요한 건 볼로냐가 이번 시즌을 감독 교체 없이 치르기로 했다는 점이다. 과거에 백혈병은 사망 확률이 높으며, 최소한 생업을 떠나 치료에 전념해야 하는 병으로 여겨졌다. 볼로냐 측이 미하일로비치의 감독직을 유지하겠다고 했을 때만 해도 ‘명예 감독’ 개념처럼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미하일로비치는 2019/2020시즌 역시 말 그대로 팀을 지휘할 계획이다.

첫 항암치료 당시 볼로냐의 지안니 나니 팀닥터가 기자회견을 갖고 백혈병에 걸린 감독에게 팀을 맡겨도 되냐는 의문에 답했다. 나니 팀닥터는 “20년 전이라면 도전해 볼 생각조차 못 했을 것이다”라며 “이제는 완치를 보장할 만한 기술이 개발됐다”고 말했다.

의학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에 백혈병을 충분히 정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니 팀닥터는 “미하일로비치 감독이 팀과 함께 하지 못할 때도 있을 것이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때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치료가 매우 발전하면서 효과가 아주 높아졌다. 이제 백혈병은 직면하고 이겨낼 수 있는 병이다. 심지어 얼마 걸리지도 않을 것”이라며 미하일로비치 감독이 오래되지 않아 완치 판정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예고했다.

미하일로비치 감독은 치료가 시작된 뒤 살이 많이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신의 경력 및 볼로냐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이때 손을 뗄 수 없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하일로비치 감독은 지난 시즌 필리포 인차기 감독 아래서 강등 위기에 놓였던 볼로냐를 올해 1월 이어받은 뒤 10위에 올려놓은 바 있다.

볼로냐 선수들은 쾰른전 ‘헤어드라이어’ 이후 더 강한 팀에 2연승을 거두며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소리아노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미하일로비치 감독을 자랑스럽게 해 드리는 것”이라며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면 치료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말했다. 26일 열리는 볼로냐의 세리에A 시즌 첫 경기 상대는 이승우의 소속팀 엘라스베로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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