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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간절히 합류한 이강인, ‘팀 찾기’ 위해 포기한 정우영… 감독이 밝힌 U20 뒷이야기
김정용 기자 | 승인 2019.06.20 11:39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강인 스스로 U20 월드컵 참가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불태웠다. 반면 정우영은 거취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 정정용 감독이 포기해야 했다. 정 감독이 밝힌 선수 선발 뒷이야기다.

20일 서울시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2019 폴란드 U20 월드컵‘ 코칭 스태프 기자회견이 열렸다. 정정용 감독, 공오균 코치, 김대환 골키퍼 코치, 오성환 피지컬 코치가 참석했다. 정 감독은 이 자리에서 대회 뒷이야기부터 유소년 육성에 대한 식견까지 폭넓은 이야기를 했다. 아래는 정 감독과의 일문일답.

 

- 대회 소감

거기 있을 때는 경기에 집중하느라 분위기를 실감하지 못했다. 한국 와서 각종 행사, 청와대 만찬까지 겪으면서 국민들이 우리 U20 대표팀을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셨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너무나 감사드린다. 이 관심을 축구인으로서 돌려드릴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만들겠다. 모든 사람이 기뻐할 수 있는 결과를 위해 유소년 정책부터 발전시켜 장기적인 플랜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겠다.

 

- 정우영 차출 무산에 대해

정우영이 있으면 어땠을지 나도 궁금하다. 정우영 선발이 플랜 A였다. 정우영이 가진 것들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수비의 김현우, 미드필드의 이강인이 있다면, 공격에 정우영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경쟁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럴 대 '잘한다 잘한다'만 해 주면 된다. 선수들간의 경쟁의식을 노렸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부터만 뛰어도 된다는 이야기를 구단과도 했다. 조별리그 이후 16강, 8강, 4강이라도 합류시키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 보시다시피 그 뒤에 벌어진 일(이적)이 있을 상황이라서 선수를 위해 합류를 못 시킨 것이다.

 

- 이강인 차출 위해 발렌시아 설득한 내용은

미리 구단에 방문해서 절충안을 냈다. 구단에서 잘 받아들여줘서 고마웠다. 시간 여유가 없어서 강인이, 강인이 부모님과 공항에서 봤다. 차 한 잔 마시면서 이야기했다. 강인이가 절실함이 있더라. 월드컵에 나가고 싶다고. 내 생각에는 4주 전에 한국에서 소집하는데 그때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피지컬 시스템 속에서 몸 상태를 발전시키자고. 본인도 당연히 그렇게 준비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4주 전 소집 때, 하루 늦게 합류하게 됐다. 이강인이 본인이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지 않았다. 아마 오 코치가 그것 때문에 힘들었을 거다. 그것이 결과적으로 경기력, 경기운영 측면에서 좋은 결과를 냈다. 나도 고맙게 생각한다. 어제도 그 점에 대해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좋은 유소년 선수들이 A대표팀까지 가기 위한 유소년 정책

이건 연령별 대표팀이므로 20세 이하에서 좋은 선수를 선발한다. A대표팀은 우리 나라 전체에서 좋은 선수를 선발하는 거니까 더 치열할 것이다. 내 바람은, 청소년 선수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경험을 최대한 축적해 줘야 한다. 국제적인 경험 등. 두 번째는, 당연히 유소년 발전을 위한 매뉴얼이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 아시다시피 그런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대표팀 갈 확률이 높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유소년들이 많은 걸 느끼고, 배워야 A대표팀에 선발될 때 질이 높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고, 한 번 기회를 잡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했다.

 

- 대회 기간에 내린 여러 결정 중 후회되는 것은

실수는 늘 벌어지는데 좋은 결과를 내면 그건 덮인다. 결과가 나쁘게 났을 때 남는다. 굳이 이야기한다면 결승전이다. 결승전은 아직도 아쉬움이 남아 있다. 보는 사람마다 내게 이야기하는 처마디가 감사하다는 말이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그 생각이 난다. 좋게 말하자면 결승전도 경험이지만, 결승전의 날씨 34도가 그 대회에서 처음이었다. 그래서 워터 브레이크도 있었다. 이 점에 대해 더 세부적으로 준비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TSG와도 이야기를 나누며 최대한 잘 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쉬웠다. 냉철하게, 세심하게 했으면 더 좋은 결과가 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 결승전 초반에 골이 난 뒤 당황한 것 아닌지

득점 이후 어떻게 하는지가 나와야 하는데, 내가 볼 때도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골 넣고 난 뒤 전체적으로 지키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수비라인을 내렸다. 그걸 느꼈기 때문에 라인을 올려야 한다고, 세트피스 등 위협 상황을 내줄 수 있으니 올리라고 했다. 그러나 그건 내 생각이었고 선수들이 더이상 뛸 체력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고갈된 점이 있었다. 아쉽지만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했던 것이 그래서였다. 선수들도 의지가 있지만 따르지 않았던 점이 컸다.

 

- 이번 대회 통해 본 유소년 육성의 성과

준비 과정에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나는 전임지도자를 13년 째 하고 있다. 유소년 정책의 제도적인 측면에서 느낀 건 있다. 어린 나이일수록 공과 가깝게 지내야 한다. 잘 때도 끌어안고 잘 정도여야 한다. 그 다음에 경기력이 나온다. 그래서 5 대 5, 8 대 8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선수가 공을 터치하고 더 오래 갖고 놀아야 하기 때문이다. 전임지도자로서 생각해 온 또 한 가지는, 선수를 선발할 때 당장 보이는 선수만 선발하는 게 아니라, 필터링을 해야 한다. 내가 선수 때 그랬다. 유소년 때 아주 작았다가 성인이 된 뒤 지금은 체격이 커졌다. 어렸을 때 키가 작은데 테크닉은 좋은 선수들이 있다. 어린 시절의 이재성, 김진수가 그랬다. 지금은 한국 톱 클래스 선수가 됐다. 그런 선수를 놓쳐서는 안 된다. 그런 선수들을 위한 방향성을 잡아서 간다면 스피드나 테크닉이 좋은 선수를 찾을 수 있다.

이게 이론적으로는 쉽지만 이를 위해서는 정책,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게 말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실천을 해야 한다. 국민들과 정부까지 하나가 되어 만들어가야 한다. 축구를 통해 국민들도 기뻐하고 하나가 된다면, 유소년 축구를 더 발전시켜야 한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 이강인이 더 나아지면 좋을 점이라면

가지고 있는 테크닉, 스피드 등에 대해서는 말할 게 없다. 피지컬적으로는 아직 성장 중이다. 반응, 근력, 코어 이런 부분에서 밸런스를 잘 맞춘다면 지금보다 더, 생각 이상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 이번 대회 이후 코치들이 다시 만나 일할 기회가 있다면

우리 전우 한 명(인창수 코치)가 창녕에서 열리는 여자 청소년 대회 위해 바로 내려갔다. 어제 청와대 만찬 끝나고 바로 갔다. 우리 코치들도 골든에이지 등 자기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이제 각자의 계획을 축구협회와 상의해서 이뤄가게 될 것이다.

 

- 마음 속의 골든볼(MVP)이 있다면

황태현이다. 태현이와 2년 반을 함께 했다. 많이 힘들었다. 지금은 태현이가 성실하고 열심히 하면서 모든 면에서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고 본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태현이가 주장인데 경기에 못 뛰면 어떻게 하지' 생각까지 했다. 그걸 스스로 이겨냈고, 끝날 때는 주장으로서 누구보다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주장이 힘들다. 감독이 없을 때는 주장이 리더여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도 해냈다. 대표 선수들은 한두 가지 자신만의 장점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주장은 팀을 묶어야 한다. '팀 묶기'라고 한다. 그런 선수가 팀마다 꼭 필요하다. 그런 스타일의 선수가 국가대표가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팀에는 필요하다.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고 하고 싶다. 성격상 그런 이야기 잘 못하는데, 주장으로서 자기 역할을 100% 해 줬다.

 

- 전술 변화가 딱 맞아떨어졌을 때의 심정은

대회에서는 루틴대로 움직인다. 각 경기마다 3, 4일 정도 시간이 있다. 그때마다 상대를 분석하면서 여러 상황을 상정한다. 결과적으로 각 순간의 대처가 잘 됐는데 그건 감독이 판단할 때도 있고, 코치진이 와서 먼저 이야기할 때도 있다. 코치 의견을 듣고 내가 선택하게 된다. 지도자는 롤러코스터다. 거기서 쾌감이 온다. 경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면 그게 최고의 순간이다.

 

- 어린 나이에 해외 진출하는 것에 대한 의견은

'2002 한일월드컵' 이후 해외진출 붐이 일었는데 나도 2003년에 브라질에 지도자 유학을 갔다. 그때 한국 선수가 엄청나게 많았다. 우리나라 시스템이 지금 좋다. 나도 목마름이 있어서 브라질, 포르투갈 등 많은 나라를 다녀봤다. 절대적으로 우리 시스템이 괜찮다. 거기는 원체 축구라는 자원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성과가 있다. 메시에게 한 기자가 개인기의 비결을 물었더니 '나도 모른다'고 하더라.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선수 개인기를 발전시킬 이론을 연구한다. 우리 시스템이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선수를 발전시킬 환경을 만들어가야 하고, 이젠 터놓고 현장 지도자들과 발전시킬 방안을 이야기해야 한다.

외국 진출을 하면 그 나라만의 축구 문화를 현장에서 부딪치며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기술적인 것보다는 정신적인 점이다. 나는 브라가 U16 팀의 코치로 있었는데 그 팀들은 U16인데도 경기가 끝나면 구단 사무실로 방문을 하더라. 용돈을 받기 위해서였다. 최소한의 프로 개념이다. 거기서 문화적인 충격을 받았다. 기회가 된다면 외국에 나가서 꿈을 키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제도적인 문제만 아니라면 외국에 나가보는 것도 좋다고 본다.

 

- U17 월드컵 아시아 예선 탈락 경험을 이번에 회복했는데

그 질문을 받으니 정신이 번쩍 든다. 맞다. 흑역사가 있다. 2009년 제 1회 아시아 청소년 대회에서 8경기 내리 이겨서 금메달을 땄다. 그리고 U17 월드컵을 위한 아시아 예선이 시작됐고, 코치로 합류를 했다. 그런데 탈락했다. 한국에 오기 싫었다. 그때 트라우마가 생겼다. 항상 대회에 갈 때 집을 싸서 새벽에 파주로 올라오곤 하는데, 과연 내가 이 가방을 갖고 방에 돌아올 때 어떤 기분일지 늘 생각한다. 그러고나서 이렇게 한 방에 지도자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한다면 한국 축구 방향성이 없어지겠다 싶었다. 그래도 전임지도자는 유소년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고 그 노하우가 있다. 그래서 전체적인 회의를 거쳐 내가 축구협회에 남게 됐다. 그래서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 그리고 대구FC 코치로 1년 외도를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지도자, 특히 육성 담당 지도자들은 짧은 결과에 좌지우지되면 안 된다. 프로연맹에서도 내가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지금 보이지 않나. 유소년 정책을 갖고 향후를 내다보는 게 맞는데, 유소년 팀에서 당장 성적을 기준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차라리 지금 뽑는 선수들이 3년 뒤에 어떻게 될지, 이 선수들이 발전했는지를 보고 지도자의 역량을 판단해야지, 대회 우승 여부로 판단하면 안 된다. 그게 내가 여기 있는 이유다.

 

- 2년 전 이 팀의 시작을 돌아본다면

언젠가 기회가 주어진다면 준비는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2년 전 한국에서 월드컵을 했을 때 잘 됐다 싶었다. 대회 첫 경기부터 결승전까지 쭉 지켜봤다. 프랑스가 2년 전 굉장히 좋은 팀이었는데 성적을 못 낸 점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다. 골키퍼는 키가 크고 아주 좋아야 하는구나 싶어서 사실은 김대환 코치에게도 많은 주문을 했다. 2년간의 준비가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에 감사한다. 이번에 파트별로 분업도 잘 됐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호텔방에 가둬놓고 이틀, 사흘씩 회의를 하면서 준비했다. 앞으로 리그를 통해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고 싶다.

 

- 대회 중 선수들을 통제하지 않았는데, 이번 세대의 특징은

이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겠다. 코끼리를 어릴 때 묶어놓으면, 나이먹어서 밧줄을 풀어도 거기를 벗어나지 못한다. 한국 선수들에게 어릴 때 하지 마라 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런데 앞에성 나 하지만 뒤에 숨어서 다 한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다만 책임감이 필요하다.

사실 딜레마가 있다. 어디까지 자유를 주고 얼마나 묶어야 하는지 딜레마가 있다. 그 점이 힘들었다. 이는 자연스럽게 존중해 주고 자유를 주면 된다. 다만 거기 규칙이 있어야 하고, 규칙을 위반했을 때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규정을 어기면 이 팀에 못 들어올 수 있다고 한다면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지키려고 한다. 선수들이 더 잘 안다. 알아서 지켜준 게 고맙다. 그게 문화가 되면 그 안에서 힘을 발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지도자 정정용의 최종 목표는

지금보다 더 좋아질 수 있을까? 내가 만족감을 얻으려면 가르친 선수가 발전해야 한다. 그래야 만족도가 높아진다. 또 하나는, 굳이 말씀드리자면, 대표팀의 조직은 만들어지기 쉽지 않다. 한 팀(프로팀)을 맡아서 2, 3개월 동안 잘 준비한다면 어떤 모습이 될까 생각을 한다. 지도자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현장 지도자들과 교감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 건강은

스트레스로 머리가 빠져서 탈모약을 쓴다. 이건 감독의 일부다. 선수들은 안 그러겠나.

사진= 대한축구협회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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