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제주유나이티드가 최윤겸 신임 감독과 함께 무너진 응집력을 복구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제주는 3일 최 감독이 구단 15대 감독이 됐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밝히지 않았으며, 4일 열리는 경남FC와의 홈 경기부터 최 감독이 지휘봉을 잡게 된다.

제주는 9라운드까지 4무 5패를 당하며 최하위에 떨어져 있었다. 초반 6경기 연속 원정 경기를 치르느라 4무 2패를 당한 건 이해할 만했으나, 이어진 홈 연전에서 3연패를 당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제주 관계자는 “이미 소문이 무성한 상황이지만 조 감독의 경질을 공식적으로 논의한 적은 없었다. 팬들이 구단 홈페이지 등 소통 창구에서 조성환 전 감독과 구단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으나 조 감독이 상주전(4월 27일) 이후 사임 의사를 밝혔고, 구단이 이를 공식적으로 고려하기 시작한 뒤로는 최대한 빠르게 선임 작업을 해야 했다”고 밝혔다. 결국 2일 밤늦게 최 감독 선임을 결정했다.

조 감독을 제외한 코치진, 선수단 지원 프런트 등은 그대로 유지된다. 일각에서는 올해 합류한 이을용 수석코치가 조 감독 이후를 데뷔한 인사라는 분석도 있었으나 현실이 되지는 않았다.

제주는 선수단과 경기력에 비해 이상할 정도로 승리를 따내지 못한 팀이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조 감독 체제가 동력을 잃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조 감독은 2016년 K리그1 3위, 2017년 K리그1 2위를 달성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2018년에는 전반기의 7승 3무 4패와 달리, 후반기에는 첫 경기 승리 이후 15경기 무승(8무 7패)에 그치며 위기에 빠졌다. 막판에 상위 스플릿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등 6승 1무 1패로 시즌을 마무리해 유종의 미를 거뒀지만, 이때부터 이상 현상의 조짐이 보였다.

이번 시즌 원정 6연전은 무승에도 불구하고 나쁘지 않은 경기들이었다. FC서울 원정 무승부 등 소기의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무승 행진이 일단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이 길어지는 지난 시즌의 패턴이 반복됐다. 특히 홈에서 번번이 유리한 상황을 잡아놓고도 3연패를 당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최 감독은 2016년부터 강원을, 지난해 부산아이파크를 이끌며 준수한 평가를 받았다. 강원을 승격시켰고, 부산의 승격에는 실패했지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해 FC서울에 아슬아슬하게 밀렸다. 한동안 해외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다 K리그2 감독으로 다시 실력을 인정 받고 K리그1 지휘봉까지 잡게 됐다.

제주는 부천SK의 전설적 감독이었던 발레리 니폼니시의 제자들에게 연속으로 지휘봉을 쥐어 줬다. 조 감독은 니폼니시 아래서 선수로 뛰었고, 최 감독은 니폼니시 감독의 코치로 함께 한 뒤 ‘니포 철학의 후계자’라는 평가도 들었던 감독이다. 여러 차례 제주 감독 선임설에 이름을 올린 바 있는 윤정환 무앙통유나이티드 감독 역시 니폼니시의 제자 중 하나다.

제주는 최 감독 선임 보도자료에서 최근 제주의 스타일로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는 ‘감귤타카’가 니폼니시 축구와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짧은 패스의 횟수가 많고 짜임새 있는 경기를 추구하는 최 감독의 성향이 제주의 전통, 선수단과 잘 어울릴 거라는 기대다.

사진= 제주유나이티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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