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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1st] 포항서 세리머니 한다는 신진호 “수아레스보단 덜 욕먹겠죠”
류청 | 승인 2019.05.03 10:37

[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제가 아침에 (친정팀인 리버풀에 골 넣고 세리머니하는) 수아레스를 봤어요.”

 

신진호는 자신을 프로선수로 키워준 포항스틸러스를 상대로 골을 넣으면 포효하는 세리머니를 펼치겠다고 했다.

 

그는 2일 오후 서울 신문로에 있는 축구회관에서 한 동해안 더비 기자회견에서 “친정팀에 골을 넣으면 세리머니를 하지 않는 게 예의인데, 나는 포항을 떠난 지 오래됐으니 포효하는 세리머니를 하겠다”라고 밝혔다.

 

아무리 동해안 더비 흥행을 위해 하는 기자회견이라고 해도 친정팀을 상대로 골 세리머니를 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리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평소 시원시원하게 말을 잘하는 신진호였지만, 그가 한 말은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게다가 신진호는 포항에서 데뷔한 선수다.

 

사연이 있다. 신진호는 김기동 현 포항 감독이 은퇴했을 때 그가 남긴 6번을 욕심 냈었던 이다. “김 감독은 포항 레전드다. 그 당시 분위기도 그랬다. 개인적으로는 그 번호를 받아서 나도 그 길을 따라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강철 코치가 ‘네가 왜 받아’라며 뭐라고 하기도 했지만, 나는 그 번호를 계속 노리고 있었다.”

 

신진호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울산에서 포항으로 이적하며 6번을 받은 정재용에게 “너무 번호를 쉽게 받았다”라고 이야기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신진호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재용이도 좋은 선수지만, 그 번호에 대한 스토리 같은 게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항 시절 신진호

그는 포항에서 시원하게 세리머니를 하고 싶은 이유도 밝혔다. 신진호는 “2015년에 포항에서 서울로 이적하면서 (이적) 기사가 살짝 잘 못 나갔었다. 왜곡된 진실이라고 할까. 내가 서울로 가고 싶어서 포항이 한 제안을 거절한 것처럼 (기사가) 나왔다. 나는 포항에 애정이 커서 남고 싶은 마음이 컸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서울로 갔던 것이다. 그 이후부터 포항팬들에게 욕을 먹었다”라고 말했다.

 

“어차피 가면 욕을 먹을 것이다. 이제는 포항 팬보다 울산 팬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골을 넣고 화끈하게 세리머니를 하도록 하겠다(웃음).”

 

신진호는 2일 새벽에 FC바르셀로나와 리버풀이 한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을 봤다고 했다. 리버풀에서 바르사로 이적한 루이스 수아레스가 친정팀을 상대로 골을 터뜨린 뒤 크게 포효했던 것도 봤다고 했다. 그는 “아침에 그걸 봤다”라며 “수아레스보다는 욕을 덜 먹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포항에 가면 우리나라 최고의 잔디가 있다”라고 말한 신진호는 도움도 좋지만 골을 넣으며 공격포인트 욕심을 내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포항 팬 입장에서는 친정을 도발하고 세리머니까지 하겠다고 한 신진호가 얄미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신진호는 K리그에 스토리를 하나 더 만들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놓았다. 이야기는 힘이 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류청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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