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축구는 특별하다. 프리미어리그(EPL)는 경기가 펼쳐지지 않는 순간에도 전 세계의 이목을 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풍성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2018/2019 시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Football1st'가 종가의 이슈를 챙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특별하게. <편집자 주>

이제 최종 단계다. EPL 우승 경쟁이 ‘엔드 게임’에 접어들었다. 이번 시즌은 예년보다 일찍 시작했고, 예년보다 이른 5월 12일에 일제히 마무리된다. 약 20일 뒤면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 중 한 팀이 EPL 우승 역사를 추가하게 된다. 35경기 동안 27승 7무 1패(승점 88)를 거둔 리버풀, 34경기 동안 28승 2무 4패(승점 86)를 거둔 맨시티가 각각 유리한 이유를 정리했다.

 

△ 리버풀이 유리한 점

1. 맨유 같은 강팀과 만나지 않는다

리버풀은 잔여 경기 중 ‘빅 6’와 한 번도 만나지 않는 반면, 맨시티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를 갖는다. 당장 이번주 목요일인 25일(한국시간) 열리는 35라운드 경기다. 이 경기에서 맨시티가 승리한다면 우승으로 가는 마지막 고비를 넘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밖에는 리버풀, 맨시티 모두 수월한 팀만 상대한다. 리버풀의 상대는 허더스필드타운(20위, 강등 확정), 뉴캐슬(13위), 울버햄턴(10위)이다. 맨유전 이후 맨시티의 상대는 번리(15위), 레스터시티(9위), 브라이턴앤드호브앨비언(17위)이다. 이들 중에서 따져 봐도 리버풀이 조금이나마 더 수월하다.

 

2. 브라이턴의 생존 욕구가 맨시티를 막아줄 것이다

지금 분위기대로 리버풀과 맨시티가 계속 연승을 달린다면, 우승 경쟁은 마지막 라운드까지 가야 끝날 가능성이 높다. 맨시티의 마지막 상대 브라이턴은 막판 상황에 따라 생존을 위해 엄청난 동기부여를 갖고 처절한 마음가짐으로 나올 수 있는 팀이다. 반면 리버풀의 마지막 상대 울버햄턴은 이미 유럽대항전 진출이 좌절됐고 강등은 면했다. 대단한 동기부여 요소가 없다.

 

3. 홈 경기가 더 많다

리버풀은 허더스필드와 홈 경기, 뉴캐슬 원정 경기, 울버햄턴과 홈 경기를 갖는다. 반면 리버풀은 맨유, 번리를 상대로 연속 원정 경기를 치른 뒤 레스터와 홈 경기를 갖고, 다시 브라이턴 원정길에 오른다.

 

△ 맨시티가 유리한 점

1. 자력 우승이 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리버풀은 현재까지 35경기 중 27경기를, 맨시티는 34경기 중 28경기를 승리했다. 남은 기간 동안 두 팀 모두 전승을 거둔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두 팀이 전승을 전제로 할 경우 맨시티가 승점이 딱 1점 앞서는데, 그 1점차로 우승팀과 아무도 기억 못할 2위팀이 갈리게 된다.

 

2. 리버풀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도 절실하다

리버풀은 팀 위상에 비해 늘 트로피에 목마른 팀이다. EPL 우승이 1989/1990시즌 이후 29년 동안 없었기에 구단 차원의 동기부여가 크다. 그런데 지난 시즌 결승까지 올랐던 UCL 역시 그만큼 절실하다. 리버풀은 EPL 경기 사이에 바르셀로나와 두 차례 4강전을 치러야 한다. 전력이 분산될 것이다. 바르셀로나전을 대비하기 위해 허더스필드, 뉴캐슬을 상대로 주전을 일부 뺐다가 고전할 위험이 있다. 반면 맨시티는 UCL 8강에서 탈락했다. ‘UCL 탈락은 잉글랜드 제패를 위한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였다’라고 자위라도 하려면 매 경기 리버풀보다 상쾌한 컨디션을 보여줘야 한다.

 

3. 덜 지쳤다

주전 멤버만 보면 리버풀도 만만찮게 강하지만, 맨시티가 더 돈이 많으므로 1진의 숫자도 더 많다. 이럴 때 돈 많은 게 효과를 내야 한다. EPL에서 현재까지 2,500분 이상 소화한 선수가 리버풀은 7명이며 그 중에는 주전 스리톱인 모하메드 살라(3,009분) 사디오 마네(2,816분) 호베르투 피르미누(2,620분)가 모두 포함돼 있다. 반면 맨시티는 2,500분 이상 뛴 선수가 딱 두 명이고, 그 중 한 명은 골키퍼 에데르손이다. 리버풀 선수들이 힘들어 해롱거릴 위험이 있는 반면 맨시티는 훨씬 위험이 적다. 심지어 토트넘홋스퍼를 1-0으로 꺾은 지난 20일 경기의 영웅은 겨우 두 번째 EPL 선발 경기를 치른 19세 유망주 필 포든이었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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