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울산] 김정용 기자= 볼리비아전에서 선발 출장을 놓친 대표 선수들은 파울루 벤투 감독 앞에서 격렬한 훈련으로 눈도장을 찍으려 노력했다. 이강인, 이승우의 호흡이 특히 눈에 띄었다.

23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대표팀이 훈련을 가졌다. 볼리비아를 1-0으로 꺾은 이튿날이다. 25명 선수단 모두 훈련에 참가했다. 볼리비아전에서 명단 제외됐던 정우영, 백승호도 훈련에 임했다. 볼리비아전에서 선발로 뛴 선수들은 러닝과 스트레칭 등 가벼운 회복훈련에 전념했다.

눈에 띈 건 볼리비아전에 투입되지 않은 선수들과 교체 멤버들 쪽이었다. 선수들은 공을 돌리며 몸을 푼 뒤 미니게임을 진행했다. 구성윤과 조현우가 골문을 고정으로 지키고, 필드 플레이어 4명으로 구성된 세 팀이 돌아가며 ‘삼파전’ 방식으로 풋살과 비슷한 미니 게임을 진행했다. 체력 훈련을 겸하기 위해 쉬는 시간을 주지 않고 계속 경기를 진행시켰다.

가장 좋은 경기력을 발휘한 팀은 빨간 조끼팀이었다. 박지수, 이승우, 이강인, 이재성이 포함돼 있었다. 테크니션 이승우, 이강인, 이재성이 절묘한 호흡으로 공을 돌렸고 센터백 박지수가 뜻밖의 결정력을 발휘하며 세 골을 넣었다. 박지수는 미니게임의 전체 첫 골을 넣은 뒤 큰 소리로 세리머니를 해 분위기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강인은 미니게임 초반에 공과 먼 쪽에 위치를 잡는 등 조심스럽게 참여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경기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후방에서 패스를 전개한 뒤 전방으로 달려 나가는 움직임을 여러 번 보여줬다. 파란 조끼팀의 백승호와 공수를 주고받으며 끈질기게 맞붙는 모습도 있었다.

이승우의 패스를 받아 이강인이 왼발로 골문 구석에 강력한 슛을 성공시킨 장면이 백미였다. 이승우는 힐 패스로 빌드업을 시작한 뒤 전방으로 돌진해 직접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조현우는 발재간으로 상대 압박에서 빠져나가고, 드리블로 압박을 돌파하는 등 과감한 모습을 보여줬다.

빨간 조끼팀이 계속 이기며 유독 긴 훈련을 소화하자, 땀에 젖은 이강인은 트레이닝복을 한 겹 벗어던졌다. 유일하게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훈련을 소화한 선수였다. 잠시 후 백승호도 반바지 차림으로 훈련에 임했다. 이어진 8 대 8 미니게임에서 한결 공간이 넓어지자 이강인은 공을 몰고다니며 순환시키려는 시도를 보여줬다.

원래 이날은 대한축구협회가 팬들에게 훈련을 공개하는 오픈트레이닝 행사를 염두에 둔 날이었다. 그러나 종합운동장은 오픈 트레이닝에 필요한 펜스 시설을 설치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준비 중이던 행사를 철회했다. 팬 서비스 기회는 놓친 대신, 관중석에서 선수들을 응원한 소수 팬들을 제외하면 집중력 높은 분위기에서 훈련을 진행할 수 있었다.

선수들은 이 훈련 후 일시 해산한 뒤 자유시간을 갖고 내일 낮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로 다시 소집된다. 내일 오후에는 4시 30분 훈련이 예정돼 있다. 26일에는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를 상대로 평가전이 열린다. 비주전팀의 집중력 높은 훈련 태도는 콜롬비아전에 대한 의욕에서 비롯됐다.

한편 이날 훈련에 전북현대의 조세 모라이스 감독, 김상식 코치가 찾았다. 둘은 22일 볼리비아전을 관전한 뒤 훈련장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벤투 감독은 같은 포르투갈 출신인 모라이스 감독을 반갑게 맞아 긴 대화를 했고, 가벼운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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