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울산] 류청 기자= “23명을 부르든 27명을 부르든 모든 선수에게 출전기회를 주기는 어렵다.” (파울루 벤투 감독, 11일 명단발표 기자회견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은 변화를 주면서도 그 범위에 제한을 뒀다. 벤투는 자신이 가진 흐름을 유지했다.

 

벤투는 관심을 모았던 이강인과 백승호를 22일 볼리비아 경기에 쓰지 않았다. 이미 하루 전 한 기자회견에서 “두 선수를 선발로 쓰지 않는다”라고 공언을 했었다. 백승호는 명단에서 제외했고, 이강인은 교체 명단에 넣었으나 경기에 들여보내지 않았다.  

 

예상대로다. 벤투는 부임 이후에 계속해서 엔트리의 일정 부분을 새로운 선수들에게 할애하고 있으나 경기에 경기에 들여보내는 비율은 높지 않았다. 벤투는 “훈련에서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경기에 출전시키는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뛰는 선수를 불러다가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는다고 해서 그의 방식이 그르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벤투는 벤투 자신이 가진 출전 기준을 고수하고 있다. 이 기준이 매번 다르다면 문제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 기준을 인정하는 수밖에 없다.

 

벤투는 계속해서 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여기는 지도자다. 그는 “우리팀 틀을 잡아가며 여러 상황에 대처를 해야 한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최대한 팀을 경쟁력 있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험하는 방식이나 변화를 주는 방식은 여러 가지다. 벤투는 아예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방식 보다는 줄기는 유지하며 변화를 주려고 한다. 친선전에서 상대를 압도하더라도 새로운 선수를 보여주기보다는 완성도 높게 경기를 마무리 하는 걸 더 의미 있게 여긴다.

 

“우리가 가진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다. 이것(교체)을 써도 되고 안 써도 된다. 친선전에서는 교체를 6번 기회가 있으나 다 쓸 수도 있고 안 쓸 수도 있다. 오늘은 시간이 지났을 때 더 이상 변화를 주는 것이 좋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원한 변화만 가져갔다.”

 

벤투가 지닌 고유한 생각을 배제나 외면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렵다. 팀 운영과 전술 운용은 감독 고유 권한이다. 벤투가 팀을 운영하는 방식이 보수적이기는 하지만, 비이성적이거나 불합리한 것은 아니다.

 

물론 벤투 감독은 자신이 가진 철학을 고수하며 팀을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팀을 이끌더라도 결과를 얻어야 ‘철학’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고, 팬들 마음을 잡을 수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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