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탈리아세리에A에서 활약 중인 브라질 선수들은 이탈리아 대표팀의 부름을 받곤 한다. 그 중에는 경쟁이 덜한 이탈리아로 순순히 귀화하는 선수도 있고, 브라질 대표가 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고사하는 선수도 있다.

이탈리아 U-21 대표팀은 A대표팀과 같은 기간에 소집돼 22일(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26일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두 차례 친선경기를 갖는다. 루이지 디비아조 감독은 총 26명으로 구성된 선수단을 발표했다. 나폴리 주전급 골키퍼로 성장한 알렉스 메레트를 비롯해 산드로 토날리(브레시아), 파트리크 쿠트로네(AC밀란) 등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유망주들이 대거 선발됐다.

라치오 소속 루이스 펠리페도 선발됐다. 펠리페는 지난 2016년 라치오로 이적해 조금씩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22세 유망주 수비수다. 펠리페는 브라질 상파울루 태생이다. 이탈리아축구협회는 이번 선발을 통해 펠리페를 이탈리아 대표로 끌어들이려 했다.

그러나 펠리페는 브라질 대표팀에 언젠가 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이탈리아의 부름을 거부했다. 이탈리아축구협회는 성명을 통해 “루이스 펠리페는 로마에 위치한 U-21 대표팀 캠프에 직접 찾아와 입장을 밝혔다. 루이스 펠리페는 브라질과 이탈리아 국적을 모두 갖고 있다. 디비아조 감독은 필레페의 입장을 들은 뒤 소집 해제하고 소속팀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루이스 펠리페는 이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이탈리아축구협회가 내 선발을 고려해 준 것에 감사드린다. 그러나 오래 고민한 결과, 이탈리아의 영광스런 유니폼을 입기보다, 나는 브라질 대표팀 유니폼을 위해 경쟁해나가기로 했다. 나를 위해 인내해주고 섬세하게 대해 준 디비아조 감독에게 감사드린다.”

최근 브라질 대표팀에 승선한 알렉스 텔렉스 역시 이탈리아 유니폼에 대한 이야기를 밝혀 관심을 끌었다. 텔레스는 포르투에서 뛰고 있는 브라질 출신 레프트백이다. 지난 2015/2016시즌 갈라타사라이에서 인테르밀란으로 임대돼 세리에A에서 한 시즌을 소화했다. 텔레스의 조부모는 이탈리아 태생이다.

텔레스는 ‘오리운도(Oriundo)’ 즉 이탈리아 대표로 바로 선발될 자격이 있는 ‘해외 동포’로 분류되는 선수였다. 그러나 인테르 경력은 한 시즌 만에 끝났다. 이번에 브라질 대표팀에 선발되면서 이탈리아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거의 사라졌다.

텔레스는 “이탈리아 대표팀 날 불러줄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라고 한다면 거짓말이다. 브라질 대표팀이 내 꿈이지만, 동시에 이탈리아가 불러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남미 출신 귀화 선수를 적극적으로 기용해 온 팀이다. 남미로 간 이민자의 자손을 적극 ‘역수입’해 ‘1934 이탈리아월드컵’ 우승의 주축 멤버로 삼은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에도 2000년대의 마우로 카모라네시, 아마우리 등 남미 출신 선수들이 대표팀에 종종 등장했다.

사진= 루이스 펠리페 인스타그램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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